어제는 서울 성곽 걷기를 하였습니다. 파란 하늘에 빨간 팥배 열매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꽃은 빼꽃을 닮고 열매는 팥을 닮았대서 팥배나무라고 한답니다.
아침에 파란 하늘이 끝내주는 날씨였지요.
설겆이를 다 마치기도 전에 탱감 오늘은
날씨도 좋은데 파란집 뒷동산 팥배나무 빨간 열매가 파란 하늘에 끝내준다는데 팥배나무 열매도 보고 마지막 단풍 구경도 갑시다.
아이들이 어릴땐 북악산 길은 막혀 있어서 인왕산길만 다녀왔었습니다,
이번엔 북악산길도 열렸다니까 한 바퀴 돌아봅시다.
'두레미는 언제나 오케이여. 물만 준비하면 되지.'
작은 배낭에 물만 챙겨넣고는 집을 나섰네요.
지하철 안국역에서 내려 마을버스 2번을타고
북촌을 지나 성대 후문에내려 와룡공원 윗쪽에서 북악산 성곽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말바위 쉼터 가는길을 따라 올라가면 쉼터가 나오고 출입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면 출입증을 줍니다. 촛대바위를 지나 이어지는 성곽은 경비병들이 간격을 유지하며 경비를 서고 있었습니다.
비 온 다음날이어서인지 공기도 상쾌하고 하늘은 맑고 파란게 서울 하늘인지 서울 공기인지 새삼 감탄하며 올랐습니다. 간간히 남은 단풍나무의 빨간 단풍은 더욱 돋보이고 파란 하늘빛에 빨간 팥배 열매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훼손을 막기 위함인지 편리함을 위함인지 끝없는 계단이 발걸음을 지치게 했습니다.
그리고 쓸데없는 표지판들 (소나무, 개나리같은)도 있었습니다. 무료해 보이는 경비병들에게 말도 걸어보고 아들 생각도 하면서 "몇시간씩 경비를 서나요?' 했더니 '죄송합니다만 그것은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요. 미안해요.' 이 아줌마야 쓸데없이 그런건 왜 묻느냐구 또 잔소리 들었습니다. 그냥 그 청년들이 내아들 같아서 자꾸만 말을 걸고 싶었지요. 딴뜻은 없었습니다. 1.21사태때 총탄 맞은 소나무도 있었고 성곽의 축조 방법을 시대별로 구분지어 설명해놓은 표지판도 있었습니다. 서울 도성의 성곽은 겹꽃으로 이루어 졌답니다. 안쪽으로 북악산과 인왕산을 이어 남산으로, 밖으로는 삼각산과 관악산을 이어 남한산성으로 그렇게 겹꽃모양을 이루고 있답니다. 북악산성을 올라보니 파란집은 보이지 않습니다. 북악산의 깍아지른 산 비알에 잘도 숨겨져 있었습니다. 뒤쪽으로는 삼각산이 겹으로 있구요 요새였습니다.
서울의 한복판이 내려다 보이고 옛 궁궐들의 모습과 세종로 끝으로 남산이 보입니다. 숙정문에서 뒷동네 경치 구경을 하고 파란 하늘을 배경삼아 탱감 사진하나 찍어 주겠다고 싫다는것을 억지로 구슬러 데리고 나와 추녀끝을 배경삼아 사진을 찍었습니다. 마뜩찮은 표정으로 돌아서던 탱감 숙정문 낮은 문설주에 그만 이마를 뻑치기 하고 말았네요. 이크. 숙정문이 쿵하고 울렸습니다. 그다음은요@#$%^&$ 알았어요.알았어.ㅎㅎㅎㅎㅎㅎㅎㅎ
북악산 정상을 올랐다가 내려오는길은 계단이 얼마나 가파르던지 수직에 가까웠습니다. 그아래동네가 서울의 마지막 시골동네라는 부암동이었습니다.
저 아래 동네 이름이 무얼까 궁금해서 물었지만 아는사람이 없어 궁금해 했는데 앞서가던 탱감이 히죽거리며 다짜고짜 경비병을 가리키며 저 동네 이름을 물어보라는겁니다. 왜냐구요. 경비병도 웃고 남편도 옷고 대책없어 나도 따라 웃었습니다. 이동네가 어디예요? 네. 종로구 부암동입니다. 내가 하도 궁금해하니까 지나던 사람들에게 동네 이름을 가르쳐 주던 경비병을 보고 뒤따라 오는 두레미를 그렇게 놀려 대며 재밌어죽겠다고 경비병과 함께 웃어댑니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니 출입증을 반납하고 창의문(자하문)입니다.
자하문의 지붕 용마루 동물상들이 재미있어 한장 찍고 자하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돌아 올라가면 인왕산을 오르는 길입니다. 인왕산을 올라가는 길도 성곽을 복원하여 옛길 옆으로 새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어찌나 높고 가파르던지 무거운 내몸을 지고 오르느라 내 다리 고생했습니다. 인왕산을 오르는 길의 철재 계단에는 차가움을 막기위해 스치로폼으로 일일이 철봉을 감싸놓기까지 하였습니다.
인왕산애 오르니 북악산에서는 안보이던 파란 기와집이 보입니다.
지금도 성곽을 복원 중입니다.복원중인 성곽을 따라 서대문구 독립문쪽으로 내려왔습니다. 아침에 안국역에서 탄 마을버스안은 성곽 걷기를 위해 탄 사람들로 가득햇습니다. 삼삼오오 젊은 사람들보다는 나이 지긋한 중 노년층 사람들입니다. 왁자지껄 시끄러워도 오고가는 말씨가 정겹습니다. 마을 버스를 운전하시는 기사님도 나이가 들어 보이는 중후한 아주머니는 손님들의 농담을 척척 받아냅니다. 가을도 좋지만 꽃피는 봄에 오면 더욱 좋답니다. 내년 봄에도 다시 한번 오시면 더욱 친절하게 모시겠답니다. 한 아주머니는 차에서 내리시더니 앞쪽 운전 기사님을 향해 두손을 모으고 배꼽인사릉 합니다. ' 기사님 오늘 하루내내 즐겁고 행복한 하루되세요.'
북악산에서 찍은 인왕산입니다.
길이 열리기는 했지만 군사 시설과 아직은 지켜야할 성이 있기에 제한 되어지는 것들도 있지만 요소마다 전망대를 해놓아서 도성의 빼어난 경관을 즐기는것도 좋고 성곽길을 따라 걸으며 옛정취도 느낄 수있고 멀리 가지않고도 아름운 산새를 감상할 수있는 좋은 길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