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면회를 다녀 왔다.
여름의 한가운데 7월 29일 (중복)에 군 입대식을 치르고 102 보충대 체육관으로 들여보내고 바라보던 그 마음이
아직도 생생한데 훈련을 마치고 자대를 배치받아 이제한달 남짓이다.
예전과는 달리 전화통화가 가능한 요즘 궁금증이나 애틋함도 덜 하겠다지만 그래도 마음 한켠 애틋한 마음을 영
떨쳐버릴 수 없는것은 어쩌지 못하는 부모 마음이다.아이 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옛날 같으면 첫 휴가 나올때
까지 어디에 배치를 받았는지 무엇이 힘들고 괴로운지 전혀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필요한 물건들이며
생활하는 사정들을 전화를 통해 거리낌없이 주고 받을 수 있는 세상이다.
필요 하다는 물건을 준비해서 아침 일찍 양구행 버스를 타고가니 잘 닦여진 도로와 좋은 버스로 3시간 남짓 걸려 양구에
도착하였다.
양구 읍내에서 시내 버스로도 갈 수있는 거리에 부대가 있어택시로는 5분거리였다.
시간 차를 기다리기에는 급한 마음이 택시를 타고 부대를 찾아 갔다.
경비 초소에서 연락을 하고 한참을 기다리니 희멀건 미소를 머금은채 멋적은 걸음걸이가 반가움에 어그적 거린다.
아들을 태우고 읍내로 나와 점심을 먹었다.
양구의 지리를 잘 모르는지라 택시 기사님께 물어 양구 수협 직판장에서 운영하는 민물고기 매운탕으로 점심을 먹고 숙소
부터 정하고 부대에 보고를 한다.
필요 하다는 군인 물품을 사고 외박 나올때 부탁 받은 동료들의 심부름 거리를 해결하고는 숙소에 들어와 따듯한 물로 목욕 부터
하고 싶다는 아들은 집을 떠나온지 처음으로 따듯한 물로 목욜을하니 너무 좋다며 싱글 벙글이다.
편안하게 사복으로 갈아입히고 잠 부터 재우라던 선임들의 말대로잠을 자라고 했지만 오랫만의 자유 때문인지 잠이오질 않는다며
휴대폰을 붙들고 삼매경에 빠졌다.
오히려 우리가 한숨 자고 일어나니 그때까지도 꼼짝 않고 앉아있는 아들을 데리고 저녘을 먹이러 밖으로 나오니 거리에는 온통 군인들
천지다.
삼삼오오 곰신과 다정하게 가족친지들과 다복하게 양구 읍내는 군인들로 물결을 이루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딜 가나 부대로 인해 형성되어진 도시는 교통과 상업과 유통이 군인들 군인 용품 위주로 번성되었다.
길거리 선 술집에서 부터 고급 음식점까지 군인들과 그 가족들이 고객이다.
언뜻 보기에 활기가 넘쳐 보이지만 어쩔 수없이 자유를 금지 당한 젊은이들의 외로움과 쓸쓸함이 배여 있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왁자한 삼겹살 집에서 삼겹살로 저녘을 먹고도 아쉬워서 김밥짐에
들러 좋아하는 라면을 부자는 맛있게 먹는다.
숙소로 돌아와 그동안의 얘기를 나누고 나란히 누워 잠을 청한다.
이런 때가 아니면 또 언제 다 큰 아들과 한 방에서 잠을 자보겠는가.
이튿날 아침 늦잠으로 실컷 잠을 자고 일어나니 햇살이 눈부시다.
아침이건 점심이건 푹 자고난 아침에 식사를 하기엔 어정쩡한것 같아서 읍내를 둘러 보기로 했다.
번화한 골목을 돌아나오니 어제 저녘에 돌았던 그길이 그길이어서 변두리로빠져 나가니 외곽 도로를 끼고 양구 서천이
흐르고 있고 천변을 공원으로 잘 조성해 놓았다.
청소년 수련관을 중심으로 산책로와 운동을 할 수있는 체육 시설들과 야외 수련장 노인들이 즐길 수있는 게이트볼장등
잘 정비가 되어 있었다.
근처 농촌 마을도 구경하며 익은 대추도 따먹고 산비알 채마 밭들도 구경하고 각종 꽃과 과수며 원예로 가득한 아담한
농가를 구경하고 아침겸 점심으로 식당에 들러 밥을 먹었다.
고기와 된장 찌개를 맛나게도 먹으며 이렇게 부드러운 밥은 참 오랫만이예요. 된장찌개도 정말 제대로 된 찌개를 먹는것
같아요. 라며 맛있게 먹는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우리는 좋으면서도 마음이 짠해졌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아들과 헤어질 시간 다가오고 버스 터미널에들러 차 시간표를 알아보고 표를 사고 아들에게
건강하게 잘 적응해서 군생활 할 것을 당부한다.
차 시간이 가까워질 수록 상기되어지는 아들의 얼굴빛이 역력하다.
버스에 오르기전 엄마 아빠 안녕히 가십시요.
그래 잘 하고 있어.
높기만 한 버스의 계단을 올라 자리를 잡고 밖을 내다 보니 아들은 자취도 없다.
그 허망 함이란.
돌아오는 길이 처음 훈련소에 두고 올때보다는 덜 했지만 그 허전하고 서운함이란 부모는 눈을 감아야 자식 걱정을 안
한다는 말이 실감이 간다.
'일상의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 백일 휴가 (0) | 2008.12.08 |
---|---|
흔히 먹는 약 때문에 (0) | 2008.12.03 |
올 해도 한가위, 사랑을 담아 (0) | 2008.09.11 |
쪽지 (0) | 2008.08.30 |
내 마음도 팔월의 땡볕 같은 요즘 (0) | 2008.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