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일요일에 조상님 산소 금초를 가기로 했다.
시댁은 고향이라고는 해도 직계 가족이없는 고향이어서 다녀오는길이
더 멀게 느껴진다.
모두들 반깁게 맞아 주시지만 부모나 친 형제 만큼은 이물지 못하다.
올 해도 금초를 가려고 간단하게 준비할 도시락 재료며 성묘 용품
집안 어르신들 찾아뵐 자그만 선물등 준비를 해야한다.
며칠전에 사다놓은 더덕을 까고 봄에 마련해놓은 새싹 취나물을 해동
해서 불리고 반찬거리 준비하고 장갑이며 긴소매옷도 챙겨놓고 선반
위에 도시락도 꺼내놓고 두시럭 두시럭 준비를 한다.
한숨돌리고 아들의 훈련소 카페를 열어 여기 저기 둘러보며 눈을 반짝인다.
마우스 커서가 이리저리 움직이다 내정보를 스치는데 쪽지 1통이 보인다.
쪽지1통. 중대 기자가 훈련병 자대 배치가 긍금하시면 쪽지를 보내란다.
성의껏 답해 드리겠다고.
많은 엄마들의 궁금증은 여기저기 자대 배치에 대한 궁금증으로 질문을
쏟아내고 있다.
나 역시 중대 기자에게 쪽지를 보내놓고 느긋한척 기다리고는 있었지만
다른 엄마들 못지않게 궁금했다.
2박3일 숙영 훈련으로 중대 기자의 답이 늦어지는데 다른곳으로 질문을
다시 해볼까 아니지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자.
야외 숙영과 야간 행군으로 고된 훈련을 받고있을 훈련병들을 생각하며
카페에는 염려와 걱정과 응원의 편지글들이 넘쳐난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님들 열정과 시간을 아끼지 않고 정말 열심히 활동한다.
그 사랑이 삶이고 즐거움이고 행복이고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엔돌핀이다.
그 중독성에 이끌려 카페를 열고 또 열고 어제도 습관처럼 카페를 열었다.
눈에 번쩍 띄는 쪽지 1통을 얼른 열어 보니 반가운 중대기자의 쪽지다.
'2-3-196 훈련병은 00사단 사단 본부대로 배치 받았습니다.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사단 직할대 본부대 카페를 들어가시면 도움이 되실겁니다.'
아니 본부대 사단의 본부대라니 양구의 어느산골짜기에서 진짜 군인다운
군인 육군으로 생활해보는것도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방송이나 미디어 매체를 통해 군생활이 좋아진다는 뉴스를 볼때마다 아이
아빠가 항상 말 했었다.
군인이면 군인다워야지. 군인이 전시에도 가스불에 밥하고 세탁기에 빨래하고
에어컨켜고 생활하겠나. 군대에 무슨 드럼세탁기가 필요하냐구. 직접 손으로
빨래도 해보고 밥도 지어보고 불 지피는법도 배우고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워야된다고. 내가 옛날에 군 생활할때는 어쩌고 저쩌고.
그런데 어제 쪽지를 보는 아이 아빠는 "이 자식이 운이 따르네. 사단 본부는 꿈
에도 생각 안했네. 잘 �네. 본부에 있으면 그동안 제가 공부한 실기능력도 향상
될 거고 여러모로 도움이 되겠네."라며 표정이 밝다.
가족 카페에 소식을 전하자 축하글이 전해지고 나는 빽이라면 조상님의 빽인것
같다고 말했지만 온 가족의 정성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그 아이의 올바른 성품과
태도가 그 아이의 복이 아닐까.
고대하던 소식을 전하는 쪽지 한통으로 그동안의 팽팽하던 마음이 살랑살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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