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구름은 먹장과같고 습기머금은 바람은 온몸을 휘어감는다.
금방이라도 비를 내릴것같은데 다행히도 잘 참아 주어서 시모님과
무사히 안과병원을 다녀왔다.
잠자리 날개처럼 가벼워지신다는 말처럼 자꾸만 가벼워지시는 시모님
마음도 가벼워지셨으면 좋겠는데 고집은 여전하시다.
한쪽 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리며 고집으로 씨름하는 간호사앞에
미안한 웃음으로 시모를 건사하고 병원을 나선다.
유난한 조급증으로 불평을 입에 달고 사시는 시모님과 나란히
걷기란 눅직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집으로 걸어들어오는 길목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눈때문에 병원
다녀온다고 나는 애들 아니면 꼼짝 할 수 없다고 묻지않는말을
일일이 설명하며 들어오시는 발걸음을 맞추어야한다.
당신의 주장만을 얘기할 뿐 차분히 듣기를 거부히시는 조급하심은
연세가 드시면서 더 심해지시는것 같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늙는다는것에 대하여 마음이 착잡해진다.
복잡하고 너절한 마음을 구겨넣고 또 구겨넣고 내 마음은 쓰레기로
가득찬 쓰레기통같다.
눌러도 눌러도 되살아나는 물에 젖지도 썩지도 않는 과자봉지같다.
오늘 같은날 이런 내 마음을 비워줄 사람 없을까.
그저 그냥 아무 생각없이 내리는 비나 하루종일 바라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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