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 먹는 배추동치미. 다른 식구는 무동치미만 먹는다.
지난 주말 오랫만에 삼겹살구이를 해볼까
장을 보러 갔다가 사다놓은 삼겹살을 이차저차
주말을 보내고 월요일저녁 온 가족이 다 모였다.
제일 힘든 월요일 일찍 들어와 쉬고 싶은 요일인가보다.
오늘저녁 삼겹살구이 어뗘? 모두 오케이~
삼겹살 구이 담당은 홀탱님. 간섭은 불가~
그릴에서 기름을 쫙 빼내고 구워야 직성이 풀리는 홀탱님이다.
기름기를 다 빼버리니 부드러운 맛이 없다.
그래도 삼겹살은 워낙에 기름기 많은 고기인지라 과자 씹듯이
씹어도 기름지긴 하다.ㅎㅎ
그렇게 삼겹살을 굽고 상추도 씻고 생마늘과 풋고추를 먹기좋게
썰어 접시에 담고 양념장을 만든다.
우리집에선 고기구이에 기름장은 없다.
진간장에 달래나 쪽파를 썰어넣고 마늘조금 고춧가루와 설탕
그리고 물을 조금 섞어 간장의 농도를 맞추고 깨소금을 갈아 넣는다.
양념장 한종지에도 여러가지 양념이 다 들어가니 여간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그래도 워낙에 양념장을 좋아하는 홀탱님 때문에 아주아주 자주 만든다.
고추장이나 쌈장을 못 먹는 홀탱님은 생선회도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서양식 소스는 말할것도 없고 와사비 간장은 겨우 먹는다.
식성도 어쩔 수 없이 내력이다.
삼겹살을 먹는데 홀탱님은 양념장으로 간을 맞추어 상추쌈을 싸고
딸램은 구운 삼겹살을 간장에 콕콕 찍어 먹고 상추를 돌돌 말아 양념장에
찍어먹는다. 고기와 상추를 따로따로.
아들놈은 상추에 고기와 풋고추, 마늘을 얹고는 그냥 꾹꾹 쌈을 싸서 그냥 입으로~
두레미는 쌈장으로 간을 맞추어 쌈을 싸서 눈을 흘기며 먹는다.
오랫만에 먹는 고기가 맛있다고 하우스 재배가 아닌 노지 달래로 만든 양념장이
달래 향이 좋아서 더 맛있다며 콕콕 찍어먹는 딸램과 맞장구를 치는 홀탱님.
다 같이 먹으니 두레미 좋겠다며 집 밥이 역시 최고라고.........
행복한 저녁 밥상이 뿌듯하다가 웃음보가 터져버렸다.
같이 앉아 밥을 먹긴 먹는데 네 사람 먹는 방법이 다 각각이다.
자기 만의 방법을 아무리 얘기해도 고수하는 별난 가족.
양념장에 밥을 비벼먹는 홀탱님과 양념장에 고기를 콕콕찍어먹는 딸램.
그리고 아무 간도 없이 상추에 고기와 마늘,풋고추만을 싸서 먹는 아들
밖에 나가서 고기 먹을 때 어떻게 먹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겠다.
아니 홀탱님!
어쩌자고 이렇게 이상한 애들을 낳아 놨어요. 참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