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겐 베리아의 화려한 겉 꽃과 작고 소박한 속 꽃
애들은 양력으로 어른들은 음력으로
생일을 지내다보니 해마다 우리집은
부녀간에 모자간에 생일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올해는 윤달이 있어 며칠씩 앞서던 엄마의
생일이 아들의 생일보다 며칠 뒤로 밀렸다.
아들이 생일에 맞추어 휴가를 나왔으면
네식구가 오븟이 합동으로 생일을 했을텐데
아쉽게 되었다.
아들이 없는 아들의 생일날엔 미역국을 끓이는
것으로 아쉬움을 대신하였다.
내 생일엔 시어머님의 배려로 외식.
예전같으면 어림도 없는 얘기지만 이젠 외식에
기꺼이 동참해주신다.
네 생일에 네손으로 차려먹기 거북하지.
며느리 얻으면 그때 잘 얻어먹어라.
어머님은 올해도 어김없이 구깃한 봉투에 쌈지돈을
채워 금일봉을 내 놓으신다.
내가 며느리로 들어와 한번도 거르신 적이 없으시다.
연로하신 어머님이야 편안한 집에서의 식사가
좋으시겠지만 며느리의 생일에 기꺼이 불편을
감수 하신다.
어머님의 그 정성은 감사 이상이다.
꽃부리 딸숙은 부득이한 일정으로 엄마 생일외식에
함께 할 수 없다해서 서운했는데 저녘늦게 들어오면서
부시럭 부시럭 가방에서 책 한권을 꺼낸다.
지난 봄에 도서관에서 빌려다 읽고 있는 책을 탐하던
엄마를 기억하고 있었다,
내용이야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어보고 싶었었는데
아~ 이렇게 기쁜 소통이 있을까.
딸이 내 마음을 알아챘다는것에 감동이고 감사이고 행복이다.
한 가족으로 살아간다는것은 복잡하게 얽힌 신경세포처럼
복잡하게 얽힌 마음의 교류가 잘 이루어져야 한다.
한끼 외식에 연로하신 부모님을 모시고 가도 불편하고
그냥 가도 불편하다.
어머님께서도 소외되어도 함께 동참하여도 불편할것이다.
우리가 산다는것이 그런것같다.
완전한 행복도 공짜로 거저 얻어지는 행복도 없는 것 같다.
이해와 배려 감동과 감사 그것이 곧 행복이고 사랑이다.
기꺼이 불편을 감내하며
어떠한 어려움과 불편함에도
마음의 아귀를 맞추어 갈 수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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