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듯한 봄볕사이로 파고드는 쌀쌀한 봄바람을 포근하게 감싸는 한낮
산책길에 들른 마트엔 향기 짙은 봄 부추가 싱싱하다.
한겨울에도 천원이면 살 수 있던 부추가 한 단에 이천 오백원 비싼 값을
하는 봄부추 두단을 망설임 없이 담아 왔다.
집에 오니 택배로 주문 했던 곶감이 배달되었다.
엣날 방식대로 자연 건조하여 검붉은 빛깔의 곶감에 하얗게 분이 피었다.
건조되는 동안 손으로 모양을 잡지도 않고 주물러 숙성시키지도 않은 채
자연 그대로 건조되어 당도는 조금 떨어지지만 쫄깃한 식감과 은근한
단맛에 뒷맛이 깔끔하다.
예전 잔치상엔 식혜와 수정과가 꼭 올라왔다.
계피와 생강을 삶은 물에 분이 잘 난 곶감을 담그어 단물을 우리면 달큰
하면서도 매콤한 계피향의 수정과가 되었다.
쫄깃 하던 곶감이 부드러운 홍시처럼 말랑 해 지면 매콤달콤한 수정과
한모금에 부드러운 곶감을 건져먹던 추억은 요즘의 어떤 디저트 보다도
훌륭하였다.
올 여름엔 시원한 수정과에 설탕대신 곶감으로 단물을 우려낸 수정과를
만들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