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추수철이 되면 바다에서 강으로 산란하러 올라오는 참게 잡이
게막이 강의 지천에 만들어지고 밤이면 게막안엔 호롱불이 켜진다.
찬바람이 불면서부터 참게건 민물새우건 고추장으로 간을 해서
달큰하게 맛이든 무우나 배추시래기를 넣고 푹 삶아 놓으면 고소하고
부드러운 시래기의 맛이 생각나 초겨울이면 민물생선가게를 드나든다.
민물새우도 사고 참게도 사고 산후 몸조리에 가물치도사고 .......ㅎ
찬바람이 나니 홀탱님 홍어 한번 사다 찜하자고 딸숙은 참게찜이 먹고싶다고
부녀가 밥상머리에 마주 앉으면 이심전심 입맛도 닮아서 같은 먹거리를
기억했다가 철이되면 그 기억을 되살린다.
해서 주말에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홀탱님과 장보기.
민물생선가게에서 참게를 사고 수산시장으로 다시 돌아와 홍어와 싱싱한 동태.
집에와서 홍어와 동태를 먼저 손질해서 냉동고에 넣어놓고 살아서 버시럭거리는
참게는 반으로 나누어 냉동고에 넣어놓고 반은 저녁에 시래기와 채소를 넣고
푹 삶을 요량으로 망태넣은 비닐봉지를 살짝 묶어 부억창고에 내 놓았지.
점심 설거지를 끝내고 돌아 나오다 버시럭거리는 참게가 혹여 부족한 산소 땜에
불편할 까봐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편하게 해 주자~ 하고 비닐봉지 고를 느슨하게
풀어놓고 들어왔다. 시장에 가서 시래기거리를 장만하기 위해 배추를 사고 고사리며
버섯도 듬뿍사고 장을 봐다가 또 손질을하고 저녁준비를 마저 해 놓고 한숨.
홀탱님은 애들에게 카톡을 연신 보낸다. 얘들아 오늘 저녁은 참게 찜이다.ㅎㅎ
홀탱님과 애들은 참게 찜 먹을 생각에 입맛을 다시는데 커다란 냄비를 꺼내놓고
무를 넙적넙적하게 썰어넣고 고추장을 풀어 먼저 끓이다가 끓는 물에 무가 투명해지기
시작하면 게를 배꼽따고 솔로 문질러 닦아서 넣어야 되는데 살아서 버리적거리는
참게의 힘이 천하장사여서 필히 고무장갑을 끼고 완전 무장을 해야만 가능하다.
고무장갑위로 물어도 그 힘이 얼마나 좋은지 아이고 아퍼라~ 그야말로 사투를
벌이는 게와 씨름을 하며 망태안에 있는 게를 다 집어넣었는데 왠지 허전하더라니?
떨어진 배꼽의 갯수가 여덟개? 아니 분명 열두마리를 세어 놓았었는데? 어떻게 된거지?
개수대 이곳저곳을 샅샅이 살펴도 분명 여덜개 뿐인 게 배꼽.
찜 냄비를 열어둔채로 부억창고를 뒤지기 시작한 두레미와 홀탱님.ㅋㅋㅋ
창고 가득 늘어놓은 가을 창고는 복잡하기만하고 엉덩이 돌리기도 어려운데 탈출한
참게 잡기 위해 엉덩이 하늘로 들고 엎드려 구석구석을 찾았더니 입에 거품을 물고
구석구석에 바짝 웅크린채 숨어있는 참게 발견 긴 막대기로 꼬챙이로 참게 잡이를 했다.
탈출한 네마리중에 두마리 겨우 찾고 더이상은 포기하고 냉동고에 넣어두었던 봉지에서
마릿수를 보충하여 끓였다. 탈출한 참게 찾느라 혼을 홀딱 뺏긴 두레미 입맛이 확 달아나버렸다.
그래도 역시 참게 찜은 맛있다며 참게 탈출 얘기를 하며 저녁밥을 먹었다.
나머지 두마리는 어떻하지? 어쩔 수 없지뭐~ 하며 저녁내내 못찾은 참게 얘기를 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자리에 누웠다가 절여놓은 배추생각이 나서 배추를 한번 뒤집겠다고
창고에 들어갔다가 또 게 생각이 나서 이곳 저곳을 두리번 거리는데 창고 문 뒤에 바짝
웅크린채로 벽에 붙어있는 참게 한마리 발견 무슨 보물이라도 발견한양 참게를 들고
안방으로 달려가 홀탱님을 깨웠다. 이봐요 홀탱님 참게 한마리 잡았어. ㅋㅋ
이제 한마리 남았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참게는 나오지 않는다. 일요일
재활용쓰레기를 버리고 창고정리를 다시 하면서 구석구석 찾아도 못찾은 참게 때문에
부억창고에 들어가면 어느 구석엔가 웅크리고있을것 같은 생각에 두리번 두리번~
온 가족이 탈출한 참게 이야기를 한마디씩 하는데 딸숙이 그 참게 찾으면 라면에 넣어 먹어야징~
뭣이여! 안돼. 그 게가 살아서 찾아지면 안양천에 놔 줄거야.
근데 아직도 못 찾았다...........................
참게찜탕은 고추장으로 간을 한다.
다시마와 멸치우린 육수에 무를 넣고 끓으면
참게를 손질해서 넣고 준비한 배추 시래기와
표고와 느타리버섯 듬뿍넣고 대파,부추,샐러리
고사리,청양고추,생강과 마늘도 넣고 참게 맛이
채소에 배이도록 푹 끓이기만 하면 된다.
민물새우가 있었으면 민물새우를 넣고 참게 찜을
하면 맛이 더 좋았을텐데.....
민물생선가게에서 수조에 살아 있는 민물생선을
구경하다가 폰카메라로 열심히 찍고 다니니
아주머니 한마디 하신다.
물고기만 열심히 찍지 마시고 사람도 좀 찍으세요.ㅎㅎ
아~그래요? 사람을 찍어도 괜찮겠어요?
그럼 찍어드려야지요.
아주머니의 정면 사진은 그래도 차마 못 올리겠다.
참게
가물치
미꾸라지
향어란다.
일명 이스라엘 잉어라는데 모습이
그냥 안양천 잉어와 별반 다르지 않네?
홍어를 사면서 수산시장의 모습을 많이도 찍은 홀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