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기

영산강종주에 하마터면........

두레미 2013. 5. 20. 13:25

계절의 여왕 오월의 한가운데 황금연휴가 있으니 황금같은 추억을 만들어야 되지않겠는가.

해서 영산강종주를 염두에두고 일기예보를 보면서 차표예약 취소 다시 예약을 했다.

석가탄신일에 황금연휴라는 꼬리표를 달았더니 전국의 도로에는

쏟아져나온 차량들로 꼬리를 물고 이어졌더라.

오월의 싱싱한 녹음이 아니면 감히 엄두를 낼 수 없을 북새통이었다.

서울에서 담양까지 고속도로를 벗어나 우회우회하여 겨우 도착하였지만

담양시내엔 전국에서 밀려든 자동차들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터미널에 진입조차 못하고 인근 골목길에 가까스로 차를 대고 하차했다.

 

기사아저씨   "너무 늦어서 자전거를 어찌타신다요~ "

미안함과 걱정어린 말씀을 하신다.

"그러게요 가는데 까지 가봐야지요.  수고하셨습니다."

 

터미널을 거쳐 담양댐으로 향하였는데 역시나 댐으로가는길에 만나는

관방제림과 죽녹원엔 그야말로 밀려드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도대체가 차안에서 메스껍던 멀미가 가시질 않는다.

자동차멀미에 사람멀미를 할 지경이다.

관방제림이고 뭐고 통과통과 댐부터 올랐다가 내려오다가 둘러보던지

일단은 통과하자고 댐에 올랐으나 댐은 진입로공사로 또 어수선하다.

작고 아담한 댐은 담수량도 많이 줄어든 상태였고 진입로 공사로 인해

한적함은 사라졌고 이왕 올라왔으니 기념사진 한장찍고 호수를

따라올라서 추월산 입구까지 갔다가 되돌아나왔다.

 

 작고 아담한 담양댐은 발전보다는 충분한 담수확보로 영산강의 수량을 조절하여

하천의 생태를 살리는 환경적인 기능이 더 큰 목적의 댐인듯 했다.

 

 

 

 영산포에서 혼자 왔다는 젊은 아저씨가 찍어준 담양호 기념사진.

 

광주에서 왔다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찍어준 기념사진.

 

 댐에서 내려와 강을 따라 내려오는길 제방에 심어진 대나무들이

얼마나 튼실하고 싱싱하던지 솟아오르는 죽순들도 힘차보이고

 

 

 죽녹원에는 올라가려는 사람들의 줄이 끝도없이 이어졌다.

길에는 자동차가 공원엔 사람들이 줄을 이어서 밀려가고 밀려오고~

 

 죽녹원 앞에서 다리를 건너 관방제림의 시작점에서 국수를 먹었다.

사람들로 북새통이어도 부실한 아침에 앞으로 갈길이 멀었으니

몸을 움직일 연료를 충분히 채워야 될일이다.

역시나 소문난 찬치에 먹을것 없다고 관방제림의 대표음식이라는 국수의

값과 양은 기대 이하였다.

그래도 빠른 시간에 먹고 일어나야 했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그 국수가 아니었으면

영산강을 달리다가 꼬부라졌을지도 모른다.

제림의 나무들에는 일렬번호가 붙어있었다.

시작점에서부터 1호와 2호3호 선글라스 낀 아저씨 뒤의 나무가 4호나무다.

 

 

 강변에 심어진 호밀.

우리어렸을적 호밀을 심었었는데 키가크고 길쭉한 알곡이 일반 밀보다

수확량이 적고 밀가루도 많이 나지않아 금방 사라졌지만 담백하고 쫄깃한 밀가루 맛은

일반 밀가루보다 훨씬 맛이 좋았던 기억이 있다.

호밀밭에서 뒹굴다 간 바람의 흔적은 호밀밭의 파수꾼이었나 구경꾼이었을까나~

 

 많은 사람들이 대나무숲 인증센터엔 대나무가 없다고 말하던 대나무숲 인증센터.

바로 인근에 대나무숲은 없지만 강변에 길게 이어지는 대나무 숲이 있다.

 

 서쪽 하늘은 어둑한데 동쪽하늘은 서쪽에서 비치는 햇빛을 받아 맑고 푸른

바탕에 흰구름이 이쁘다.

 

 

 

 

 광주를 지나는 영산강변에 넓게 조성된 유채꽃밭 풍경이 아름다워 사진을 찍으니

홀탱님 산책하는 사람들만 찍지말고 나도 하나 찍어달랜다.ㅎㅎ

 

 

 

 

 승촌보에 도착하니 날은 금새 어두워졌고 서쪽에 조금남은 여명에 승촌보의 모습이 어슴프레 보인다.

먼저 다리의 조명이 켜지고 조금 있으니 보의 조형물에도 빛이 들어와 빛의 영상이 펼쳐진다.

쌀의모양을 형상화 했다는 승촌보의 야간 조명모습을 예기치않게 보게 되었다지만 아름다움도 잠시

이제는 어두워졌으니 숙소를 찾아야 하는데 주변의 인가는 멀기만하고 광주에서도 나주에서도

멀어 나주시의 불빛이 아득하게 보인다.

승촌보를 올라 건너갔지만 어디가 어딘지 분간키 어렵고 가끔오가는 사람들은 제 갈길 바쁜데

보의 입구에서 만난 아저씨는 서울서 왔다는 우리들의 걱정은 아랑곳도 없이 아주머니가 참 대단하다는

감탄사만 연발 할 뿐 대수롭지도 않게 밤새 그냥 달리시지 무슨 숙소걱정을 하냐는 투로 앞서서 인증센터

찾아가기 바쁘다.

우리도 이왕 늦었으니 인증센터까지 가보자 했지만 보를 넘어가니 불빛은 더 어둡고 인증센터도 보이지않고

되돌아 나오는길에 만난 멕꼬모자에 장바구니를 단 자전거를 한가롭게 타고있는 아저씨는 영산포에서 왔는데

숙소는 영산포가 좋다고 영산포로 가라고 나주시는 다시 보를 건너야 나주시가 가깝다고 건너서 가란다.

인증센티고 뭐고 되돌아서 보를 건너 영산강변을 달리는데 그야말로 허허 벌판에 불빛하나없는 강변을

반달이 비추는 어스름달빛에 허옇게 뻗은 길을 따라 영산강변을 달리던 기분이라니~

밤에 영산강변 달릴 생각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우리는 라이트도 준비하지 않고 왔으니 칠흑같은

어둠의 영산강변을 달리며 지치고피곤하여 늘어졌던 몸과 마음이 바짝 긴장되어졌고 최악의 상황엔

영산강강변에서 노숙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가던 사람들도 뚝 끊기고 저 멀리 강의 반대편에 불빛이 나주시인것 같은데 멕꼬모자 아저씨는 왜?

나주시를 가려면 강을 건너야 나주시가 가깝다고 했을까~ 빌어먹을 가다가 넘어져 코나 깨져라~

간절하게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친절하지는 못할망정 반대로 가르쳐줘서 골탕을 먹이다니 나쁜사람같으니.

어둠속을 달리다가 딱 한사람 만난이 그 사람도 라이트도 없이 어둠속을 달려오는데 길만 보고 왔을지 차선을

지키지 않고 달려와서 하마터면 충돌사고가 날뻔한 아찔한 상황을 비껴가고 그렇게 8킬로를 달려 나주대교에

도착했지만 나주대교를 올라서는길이 보이질 않는다.

저 높은 대교를 건너야 나주시로 들어갈 수 있는데 캄캄한 어둠은 대교로 올라서는 길을 꽁꽁감추어놓고

우리를 놀리고 있다.

이리로 올라보고 저리고 올라봐도 대교를 올라서는 길은 안보이고 큰일났다.

다리밑에서 밤을 새워야 하나~

다시한번 제방으로 올라 정 안되면 축사에라도 들어가야 될까 제방을 올라보니 대교로 올라가는 길의 가드레일이

불빛에 반사되는 모습이 얼핏 보인다.

 

"저기 가드레일이 보이는데 대교 올라가는길이 있을것 같어."

 

도대체 길이라고는 없을것 같은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대교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다.

차량통행이 없는 외딴 길을 올라 나주대교를 건넜다.  

낯선 곳에서 주변이 보이지않는 나주대교는 얼마나 길고 지저분하던지 조심조심 길고 긴 다리를 건너서자

밤 9시30분이 넘었다.

다행히도 대교 초입에 칼국수집이 아직 불을 끄지않고 주인이 늦은 저녁을 먹고있다.

염치불구하고 문을 열고 들어가 부탁을 했다.

늦은시간에 죄송한데 간단한거라도 해 주실 수 있을까요?

우리들을 잠시 쳐다보던 아주머니 들어오시라고 시원한 냉콩국수 해드릴까요?

주 메뉴가 팥칼국수 그리고 여러가지 칼국수 종류가 있었고 그중에 아마도 제일 간단한 메뉴가 콩국수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런데 말이지 우리 홀탱님은 콩국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안 먹는다.

아이고 어떡하나~   바지락칼국수로 해주시면 안될까요?

아주머니 싫은 내색 안하시고 바지락 칼국수를 바삐 준비하신다.

냉동실에서 바지락꺼내고 냄비에 물 올려놓고 양념준비하고 따끈한 찰밥한공기를 내오신다.

먹음직한 배추겉저리에 시원하게 잘 익은 보라빛국물이 우러난 순무김치를 내오셔서

찰밥 한공기를 게눈 감추듯이 먹어치우고 금방 끓여내온 칼국수를 아직 짠물이 덜 우러난

짭짤한 바지락살을 후루룩후루룩 발라내며 맛있게 먹었다.

감사한 인사를 하고 나서니 다행히도 가까이에 모텔이 하나 있다.

편의점에 들러 내일 아침에 먹을 빵과 우유,물을 사들고 모텔에 갔더니 방이 딱 하나 남았단다.

더 늦었으면 모텔 방마저 없었으면 또 다시 숙소를 찾아 나주시내를 헤멨을텐데 딱 하나남겨진 방이

얼마나 또 고맙던지.   영산강변의 추억을 곱하고 또 곱해주는 사건들이었다.

하마터면 영산강변 노숙자가 될뻔 했다.ㅎㅎ

 

 

 

 

 

 

 그렇게 숙소에 들어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달콤한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 홀탱님 세수하는동안에 창밖으로 보이는 일출이

아름다워서 시간을 두고 몇장 찍었다.

멀리 날아가는 새떼들도 보이고 붉게 물든 아침노을도 멋지고  상쾌한 아침공기를

가르며 어제밤에 길게만 느껴졌던 나주대교를 건너서 다시 영산강변으로 내려섰다.

 

 영산포의 홍어거리엔 온통 홍어요리간판일색이다.

영산포를 다 벗어날 때 까지 삭힌 홍어냄새가 난다.

삭힌 홍어를 아직 못먹는 우리에게는 그리 구미가 당기지 않는 냄새였으니

영산포에서의 숙박은 기피대상이었다.ㅎ

하지만 아담한 포구의 모습은 예전 강경포구의 모습과 흡사해서 정겨움이 느껴졌다.

 

 

 

 

 

 영산포구를 지나 내려오면 짧은 오르막에 앙암바위고개가 있고 고개위에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오르면 영산포의 모습이 훤히 보인다.

옛 영산포엔 배들로 가득했을테지만 지금은 조용하고 아담한 강변마을의 모습이다.

 

 강변에 심어진 이쁜 풀꽃이다.

아마도 토끼풀의 일종으로 사료용이나 자운영처럼 퇴비용으로 들어온

외래종 풀꽃일것 같은데 수술같은 꽃이 무더기로 이어져 핀 모습이 이쁘다.

 

 

 죽산보의 모습.

 

 아침햇살을 받아 빛을 반사하고 있는 보리밭의 풍경이 보드랍다.

 

 

 수변의 데크길이 끝나면 물가언덕에 핀 꽃양귀비가 아침햇살에

붉은빛이 어찌나 이쁘던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짧은 오르막의 데크길에선 한무리의 사람들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르막을 힘차게 오르는 우리를 박수로 환호해준다.

와~ 아줌마 대단하십니다.  멋지십니다~ 에 으쓱!ㅎㅎ

분당에서 왔다는 일행은 뒤처지는 일행과 폰으로 연락을 하면서 일행을 기다리다

또 앞서거니 뒤서거니 느러지고개 전망대에서 헤어졌다.

 

 

 

 

느러지고개 인증센터.

평탄한 영산강에 두개의 고개가 있는데 앙암바위고개와 느러지고개다.

앙암바위고개는 짧고 간단한데 느러지고개는 길고 굽이굽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과천에서 왔다는 부부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창원에서 왔다는 부자와도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리면서 고갯마루와 쉼터에서 만날 때마다 간간히 나누는 대화가 오래전 친구처럼 친근하다.

느러지 전망대에서 창원부자에게 부탁해서 기념사진 찍고 내려온 홀탱님 내가 이곳저곳

둘러보는동안 고새를 못참고 엎드려 뻗쳐 운동을 하고 있다.

못말릴 홀탱님의 건강사랑~

 

 

 

 길가의 해당화가 이뻐서 찍고있으니 꽃만 찍지말고 영산강을 찍으라며 카메라를

뺏어 영산강을 찍는 홀탱님의 영산강 작품이다.

영산강은 그동안 들어왔던 오염과 주변의 난개발로 별로 좋지않은 상상을 했었는데

막상 와서보니 아기자기 순하고 부드러운 강의 모습으로 수량도 풍부하고 아름다웠다.

넓고 부드러운 지형에 넓은 평야를 거느린 영산강이 새롭게 보였다.

 

 

 

 영산강자전거길의 종착점인 영산강 황포돛배 선착장에 있는 인증센터.

그 아래쪽으로 하구둑이 있고 마지막 보가 있다.

아직도 공사중인 영산강 하구의 보는 공사중이고 앞으로도 더 보완하고 가꾸어간단다.

 

 

 

 한창 공사중인 보는 들어갈 수도 없고 공사장이된 입구는 어수선하기만 한데

홀탱님은 기어이 가까이가서 보고 와야된다며 하구뚝을 열심히 달려간다.

자꾸만 멀어지는 홀탱님, 에라 모르겄다 내려서 이쁘게 늘어선 해당화나 보고가자.

뒤도 안돌아보고 달려가는 홀탱님은 까만점으로 보이고 해당화꽃과 눈맞추다가

배도 고프고 목도마르고 해당화꽃이라도 따먹자. 떫떠름한 해당화꽃잎을

몇장 따먹다가 뒤늦게 쫓아간 마눌한테 영산호앞에서 기념사진한장 찍어달라고~ㅎ

영산강 하구를 막아서 큰 호수가 되어버린 영산강을 영산호라 명칭하였다.

하구뚝을 되돌아나와 이제는 버스터미널을 찾아가는일이 문제다.

낯선 도시에서 길찾기는 미로를 찾아가는것처럼 어렵고 힘들다.

대답하는 사람마다 다르게 가르쳐줘서 이리저리 방황하기 일쑤이다보니

일정의 마지막에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의 미로찾기는 피로감을 더욱 가중시킨다.

물어물어 터미널에 도착하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던 부자와  과천부부도 와 있고

미리 예매를 했던 부부는 표를 앞당겨 우리와 겹치지않게 우리보다 30분 일찍

앞차로 올라가고 우리는 오후 1시 30분차를 탔다.

올라 올 때는 다행히 내려갈 때 처럼 체증이 없어서 해 안에 집에 도착하였다.

 

 영산강 서쪽은 목포 동쪽은 영암이다.

영산호에서는 힘찬 구령소리에 맞춰 조정훈련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영상강하구는 아직도 공사중이다.  

변신하는중이다. 

환경과 지역에 도움이되는 아름다운 변신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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