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예보에 오전에비가조금오고 오후에는 개이겠다더니
창문을 덜컹거리는 사나운바람과 함께 비까지 뿌려댄다.
비 그치면 안양천 꽃마중이나 갈까했더니 글러 버렸다.
창문을 덜컹거리는 바람소리에 그리운 친구생각이 간절하다.
수다스럽지도 유별나지도 않았지만 이심전심으로 우리는
서로의 마음을 나누었다.
한때는 속세를 떠나자며 비구니 스님들만 계시는 절을
찾아 다니던친구가 먼저 결혼을 해서 떠났었다.
어설픈 우리의 우정은 추억속에 묻어두고 시집살이가
일상이 될즈음엔 자식 키우는일이 또다른 시집살이였다.
처음 결혼을 해서는 집안간의 생활문화 차이로 싸우고
아이를 키우면서는 서로다른 가치관의 차이로 싸운다.
서로의 비슷한 처지를 이야기하고 들어주는것 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마음대로 안되는것이 자식이라던가.
부모자식간에 갈등이 생기고 마음고생하는 친구의 한숨은
깊어졌고 긴 겨울동안 봄을 기다렸다.
지나고나면 아무것도아닌 하시름이라고 그저 한순간이라고
서로서로 위로했지만 우리의 현실이 그리녹록하고 여우롭던가.
친구야 우리가 항상 말했지 지금 이렇게 복잡하고 힘들다는것
그것을 헤쳐나가는것이 우리의 삶이고 가장 평범한 일상이라고
그것이 행복이라고.
사람 살이라는게 물과같고 바람과같아서 담기나름이고 느끼기
나름이라는것을 째끔은 알것같은데 이런내가 철이 드는건지
아니면 세상과싸워이기기를 포기하는것인지.
친구야 안부가 궁금하고 보고싶다.
작년봄 친구의 마음 마당과도같은 텃밭에서 바리바리 싸주던
봄나물이며 손수덖은 홋잎차 머위잎 죽순을 받아오면서 마음
한켠 아릿 했다.
용기를 내어 죽순이 돋을때쯤 연락을 해야겠다.
나의 지레짐작이 기우이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