뚫렸다.
뚫렸다!
올해 설 명절은 대체휴일까지 있어서 긴 명절이었다.
따로 독립한 가족이 모여 조상님의 음덕을 기리며 장만한 음식을 함께 먹으며 가족의 정을 돈독이는 날.
명절연휴를 잘 보내고 각자 자기자리로 돌아가고나니 후유~ 명절 끝!
좁게 느껴지던 식탁이 널널해 졌지만 가족의 온기를 기억하며 추억으로 밖음질하듯 연휴동안 있었던일들을 얘기하며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아침준비를 하는데 부엌수도가 이상하다.
온수쪽은 물이 나오는데 냉수쪽은 감감소식이다.
엥? 이게 뭔일?
최강 한파가 온다는 소식을 귀가 따갑게 들었는데도 왜 아무런 느낌이 없었지?
무심하게 잠자리에 들었던것이다.
다행히도 다른곳의 물은 잘 나오니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며 동분서주.
남편은 관리실로 전화해서 방법을 모색해 보지만 뽀족한 수가 없다.
기다려도 안 뜷리면 설비사를 부르는 수밖에.ㅠ
앉아서 기다리다 밑져야 본전이다.
오늘 같은 세밑 한파에 설비사를 부르면 출장비는 부르는게 값일텐데 해봐서 안되면 그때 설비사를 부릅시다.
싱크대밑에 너저분하게 들어 앉은 온갖 잡동사니와 마른 찻거리들과 식초 물엿 진간장 식용유까지 꺼내 놓으니 한짐이다.ㅠ
헤어 드라이기를 틀어서 고정시켜놓고 기다리기.
얼마를 기다렸을지 요란한 드라이기 소리를 제치고 뚫려 터지는 수돗물 소리가 파파팍~쏴아~
오메 뚫렸다~아!
얼마나 반갑던지 수둣물 터지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큰 경험했네.
남편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수고 했어요.
여기저기 전화하고 동분서주에 애 태우며 가장노릇 하느라.ㅋ
긴 연휴동안 해제 되었던 긴장감을 확 조여주며 막힌 수돗물이 터지듯 올 한해 만사형통 할것 같은 느낌을 경험한 날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