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총 맞은것 처럼

두레미 2020. 10. 16. 17:58



총 맞은것 처럼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으시며 홀로계신 친정엄니의 보금자리.

엄니처럼 늙고 낡아서 삐거덕 거린다.
고쳐도 고쳐도 낡아 헐어지니 표시가 나질 않는다.
빛바래고 틀어지고 주저 앉는 집이며 세간살이들을 새것으로 바꾸고 고치기로 하고 시간되는 형제들이 힘을 모았다.

아직은 단기 기억 장애로 일상 생활의 어려움이 있으시지만 오랜 이웃이나 지인들 자식들과의 의사 소통에는 큰 어려움은 없으시다.
단기 기억장애로 같은얘기를 반복 하시거나 수시로 통화 하는 자식들을 전화 한통 않는 자식들이라 말씀 하시거나 한번도 찾아 오지 않는다는 등등. 헐~

이제는 그러시는 엄니와의 대화에 익숙 해졌다.
무한반복에 무한응대를 하다가 분위기를 바꾸어 엄니를 기억의 굴레에서 해방 시켜드린다.
그런 엄니와 시시때때로 만나고 헤어진다.
엄니의 본능은 이제는 헤어져야 할 시간이 가까와 짐을 느끼시는 걸까?

이승에서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과 사물들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과 향수에 더욱더 또렷하게 젖으시곤 한다.
저승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는 세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두려움과 모든 인연들과의 영원한 이별을 준비하는 엄니의 마음을 나는 내가 그동안 경험하고 겪었던 만큼으로 짐작하고 이해하며 그 넓이와 깊이만큼 엄니를 위로하고 사랑할 뿐이다.

집수리며 살림살이 교체에 극구 반대를 하시면서도 소녀처럼 좋아라 하시는 엄니!
두 마음을 오가시는 엄니!
우리들의 마음도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

집정리를 끝내고 새 가구를 들이고 집수리 견적도 끝내고 바닷가에서 1박을 하며 여행 분위기도 즐기고 집에 돌아와 엄니와 헤어져야 할시간.
엄니와 꿈같은 2박3일간을 정리하며 하하호호 하며 짐을 챙기는 딸들에게

''니들이 이렇게 왔다가면 총 맞은거 같어.''

순간 우리들은 얼음 땡! 이 되었다.

총 맞은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