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장미와 방동사니

두레미 2020. 7. 22. 16:21



장미와 방동사니!

공상에 빠지면 하루 종일이라도 뒹굴거리기좋아하는 마눌 운동시키기 위해 일주일이면 2~3일은 운동을 함께하는 남편에 끌려 산책 나간다.
평지 걷기엔 무리가 없는 마눌에게 브레이크를 걸며 궁시렁 거리는 남편!
브레이크를 걸면 뭐해.
30초도 못가는데.ㅋㅋ
또또 발동 걸렸구만.
달리기 잘하는 남편은 걷기엔 더디다.
옥신각신 산책을 하면서도 그래도 제일 편안하고 부담감 없는 사이 부부 사이다.
안양천 대비뚝 벚나무 그늘로 그늘로 신정교~오목교~목동교~양평교 지나 어느땐 한강까지 돌아오면 영등포구~강서구~양천구~구로구 네개구를 거쳐 산책을 마무리 한다.
길면 14~5km 짧으면 8~9km.
한강 하구의 지천인 안양천의 넓은 둔치에 잘 가꿔진 정원과 체육시설들 우거진 넓은 녹지공간이 조성되어서 훌륭한 산책로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활력과 안정과 훌륭한 치유의 공간이다.

여늬 때처럼 목동 둔치의 장미원을 지나는데 사정없이 잘려진채 수북하게 쌓여진 장미꽃 송이들.
야생으로 자라 촘촘한 가시 투성이 장미가지에 말초 신경이 곤두서는데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뭘 그렇게 쳐다봐.
응 아까운 장미꽃들.
향기가 이렇게 좋은데 ~
뒤통수에 남편의 레이져 눈빛이 느껴 지는데 기어이 가시덤불을 뒤적여 장미 몇송이를 챙겨들었다.
억센 가시 때문에 엉성하게 쥐고 가던 내앞에 아기 면 수건이 떨어져 있었으니 구세주다.
면수건으로 동여맨 장미꽃 다발을 뺏어 들고 앞장서는 남편을 뒤따라 가며 난 또 무슨 부재료를 구해 갈까 두리번 두리번. ㅎ
요즘 한창 피어 있는 금빛 꽃을 피우고 있는 방동사니를 몇 대 꺾어 들고 뒤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