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 모음 방

늘 혹은 때때로

두레미 2020. 2. 5. 15:00

 

늘 혹은 때때로

ㅡ 조병화

 

때때로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생기로운 일인가

 

늘, 혹은

때때로

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카랑 카랑

세상을 떠나는 시간들 속에서

 

늘,

혹은

때때로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인생다운 일인가

 

그로 인하여

적적이 비어있는 이 인생을

가득히

채워 나갈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가까이,

멀리,

때로는 아주 멀리

보이지 않는 그곳에서라도

 

끊임없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리워지는 사람이 있다는 건

 

얼마나 지금,

내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명확한 확인인가

 

아,

그러한

네가 있다는 건

얼마나 따사로운 나의 저녁놀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