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초여름산책

두레미 2018. 6. 8. 10:18

 

 

 

 

 

 

 

 

 

 

 

 

 

 

 

 

 

 

초여름 산책

 

요즘 농촌엔 모내기가 한창이더라구요.

어릴적 오월이면 논에 물을대서 흙을 부드럽게하고 모내기에 쓸 모자리 모가 촘촘히 자랐습니다.

뒷산에 올라가 고사리도 꺾고 새순 올리는 산나물도 꺾으며 양지바른 골짜기 바위에 걸터앉아 내려다 보이는 마을과 들판의 모습이 한없이 평화롭고 편안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커다란 송충이가 징그럽고 무서웠던 기억도요.

 

농촌의 부자가 논의 평수와 쌀의 생산량에 비례하던 시절을 살아선지 논에 자라는 벼만 봐도 왠지 본능처럼 든든하고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뼛속까지 농촌의 정서가 몸에 밴 어쩔 수 없는 농부의 딸 입니다.

 

산책을 나가도 어린시절을 회상케 하는 풍경과 수목들을 만나면 마음이 편안하고 좋습니다.

갈수록 새로운것도 좋지만 기억속에만 존재하는 사람들과 추억이 서린 풍경과 수풀들에 더 많은 관심이 갑니다.ㅎ

 

여름의 문턱을 넘어선 요즘 나무와 풀들이 너풀 너풀 시원시원 합니다.

천변의 풀들은 씨앗을 영글리고 여름꽃과 토실토실 과실들 자연 학습장의 논엔 벼포기가 제법 자리를 잡아 갑니다.

안양천 뚝방의 대추나무도 꽃을 피우고 밤나무도 한창 꽃을 피우는 시기 입니다.

어릴적 과수중에 제일 늦게 싹이나고 꽃을 피우는 대추가 젯상에선 상전이라 제일 오른쪽에 올려지며 대추 열매가 어른 콧구멍에 들어갈 즈음에 모내기를 하여도 무방하다는 대추에 대한 얘기를 아버지께 들으며 자랐습니다.

어릴적 무심한듯 들으며 접했던 모든것들이 지금의 나를 키우고 나의 가치관과 정서를 만들었을 테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