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한조각 구름이 되어~(2박3일 여행) 첫째 날

두레미 2017. 9. 7. 15:51

 

 

 

 

 

 

 

 

 

 

 

 

 

 

 

 

 

 

 

 

첫째 날

 

여동생의 명퇴로 친정 엄니와 함께 하는

2박3일간의 여행에 하늘의 구름이 되다.

흐르던 물길을 벗어나 잠시 구름이 되기.

부는 바람결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유유자적

흘러보기.

잠시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기.

멀리서 내 일상 바라보기.

내가 나를 바라 보며 나의 일상 정리하기.

일상에선 안보이던 내 주변과 앞날 돌아보기.

미로같은 일상으로 돌아오면 또다시 헤메겠지만

여행의 추억을 기억하며 미로같은 일상을

찾아갈 긍정의 힘을 기억의 저장공간 가득

채우고 왔다.

첫째 날

명퇴한 동생의 차로 친정엄니를 모시고

다리가 불편하신 엄니와 세째동생과 넷이서

서천의 무창포 해변의 비체펠리스에 짐을 풀었다.

일년에 봄과 가을에 두번 바닷길이 열린다는 무창포

해변은 철 지난 해수욕장의 고즈녘함과 이번 주말에

열리는 바닷길 축제의 전야제 같은 은근함이 존재해

서 개봉전 영화의 시사회를 즐기듯 아름다운 무창포

해변을 즐기다 왔다.

숙소의 거실에서도 훤히 내다보이는 서해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물 빠진 바닷가를 거닐며 바다의 속살 같은

갯뻘도 걷고 다리가 불편해 못 내려오신 엄니와

수신호로 대화하기 바닷가 벤치에서 엄니와 노을

구경하기 밤엔 엄니의 마당에서 따간 봉숭아로

손톱에 꽃물 들이기.

60년만에 손톱에 꽃물 들여본다는 엄니는 봉숭아

꽃이 모자라 딸들이 꽃물 추억을 못 만들까봐 새끼

손가락 하나만 들인다더니 꽃이 남는다니 발톱까지

들이신다고 발까지 내미셔서 웃음꽃을 피워 주신다.

그밤 봉숭아 꽃물보다 더 이쁜 추억이 마음에 물들기를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