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조각 구름이 되어~(2박3일 여행) 첫째 날
첫째 날
여동생의 명퇴로 친정 엄니와 함께 하는
2박3일간의 여행에 하늘의 구름이 되다.
흐르던 물길을 벗어나 잠시 구름이 되기.
부는 바람결에 몸과 마음을 맡기고 유유자적
흘러보기.
잠시 중력에서 벗어나 자유롭기.
멀리서 내 일상 바라보기.
내가 나를 바라 보며 나의 일상 정리하기.
일상에선 안보이던 내 주변과 앞날 돌아보기.
미로같은 일상으로 돌아오면 또다시 헤메겠지만
여행의 추억을 기억하며 미로같은 일상을
찾아갈 긍정의 힘을 기억의 저장공간 가득
채우고 왔다.
첫째 날
명퇴한 동생의 차로 친정엄니를 모시고
다리가 불편하신 엄니와 세째동생과 넷이서
서천의 무창포 해변의 비체펠리스에 짐을 풀었다.
일년에 봄과 가을에 두번 바닷길이 열린다는 무창포
해변은 철 지난 해수욕장의 고즈녘함과 이번 주말에
열리는 바닷길 축제의 전야제 같은 은근함이 존재해
서 개봉전 영화의 시사회를 즐기듯 아름다운 무창포
해변을 즐기다 왔다.
숙소의 거실에서도 훤히 내다보이는 서해의 풍경도
아름답지만 물 빠진 바닷가를 거닐며 바다의 속살 같은
갯뻘도 걷고 다리가 불편해 못 내려오신 엄니와
수신호로 대화하기 바닷가 벤치에서 엄니와 노을
구경하기 밤엔 엄니의 마당에서 따간 봉숭아로
손톱에 꽃물 들이기.
60년만에 손톱에 꽃물 들여본다는 엄니는 봉숭아
꽃이 모자라 딸들이 꽃물 추억을 못 만들까봐 새끼
손가락 하나만 들인다더니 꽃이 남는다니 발톱까지
들이신다고 발까지 내미셔서 웃음꽃을 피워 주신다.
그밤 봉숭아 꽃물보다 더 이쁜 추억이 마음에 물들기를
바라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