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살구의 계절

두레미 2017. 6. 18. 14:37

 

 

 

 

 

 

 

 

살구의 계절

 

 

보리수확이 끝나면 살구나무에 살구가 노랗게 익는다.

커다란 살구나무가 있는집 살구나무가 휘늘어지고 노란 살구향이 퍼지면

 새벽일찍 일어나 밤새 떨어졌을 살구를 주우러 달려 갔었지.

터지고 깨진 살구 몇알에도 행복했던 어린시절.

동네 젊은 엄마들과 겉보리 한되박씩 싸들고 살구나무집으로 살구 바꾸러

가는 날이면 입에 고이는 침을 삼키며 따라 나서서 살구나무 아래 커다란

채알 깔고 터는 살구가 후두둑 떨어지던 풍경이 아득하다.

어제 동네 자투리공원 살구나무아래서 운동기구를 타다가 올려다본 살구나무에

노랗게 익은 살구가 주렁주렁 달렸네.

너무 높아 고개를 뒤로 꺾으며 당기고 당겨서 살구나무가지에 주렁주렁 살구의

추억을 함께 담이왔다.

살구를 찍어대는 나를 본 남편이 살구 본 김에 살구나 사다 먹자구 해서 마트에

갔더니 살구는 어디에도 없다.

마트엔 벌써 살구철이 이미 지나갔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