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틈새의 봄
두레미
2017. 3. 26. 19:17
부엌 창문으로 내다 보이는 동사무소와 작은 오피스텔 건물 사이에 옹색하게
자리잡고 있는 정원수 벗나무, 목련, 산수유, 쥐똥나무와 잎이 작은 단풍나무가
근근히 명을 이어가고 있다. 처음 공터에 배추를 심어 가을에 수확을 하면
동네 부녀회에서 김장을 담가 독거 노인과 저소득 가정에 전달을 했었다.
부지 용도가 확정되고 동사무소가 들어서면서 우리 동네에서 두번째로 높은
건물이 되었고 조경수를 멋지게 심었는데 바로 앞에 더 높은 건물이 들어서면서
옹색한 틈새가 되었다.
겨우내 앙상한 가지에 있는듯 없는 듯 하더니 아침으로 잠간 들리는 햇빛과
봄바람에 노랗고 하얗게 틈새의 봄을 피워내고 있다.
열악한 틈새의 조경수들에 올 해도 어김없이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세상의 모든 구석과 틈새에도 봄이 오기를 따듯한 햇살 내리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