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바퀴
맑고 청명한 가을 새벽하늘이 깔끔하다.
고요한 새벽하늘이, 새벽이 참 좋다.
동녘하늘에 동이 트면 서녘하늘이 먼저 밝아진다.
사위어지는 하현달은 아직도 중천이다.
해와 같은 하늘에서 한나절을 보내겠구나~
노점에서 천사의 날개를 파시는 아저씨는 오늘도 빛바랜 파라솔 아래
천사의 날개를 펼쳐 놓으셨다.
은행에 들러 볼일보고 예전 신도림 기아특수강 자리에 지어진 포스빌에 꾸며진
공원을 한바퀴 돌아보았다. 테크노마트가 들어서기전 야심차게 세워진 주상복합
빌딩에 공을 들여 꾸며진 테마공원이 지금은 테크노마트와 디~큐브에 가려져
뒷뜰신세가 되었다. 일년 열두달의 테마가 새겨진 판화를 감상하며 가을 햇살
쏟아지는 고즈녁한 공원을 한바퀴 돌았으니 일년을 이 공원에서 보낸 셈이네? ㅎㅎ
연을 날리는 정월과 얼음이 녹는 이월
꽃망울을 터트리는 춘 삼월과 꽃이 피고 나비가 날아드는 춘사월
보리 이삭이 패이고 메뚜기가 뛰는 계절 오월과 유월
칠월의 여름장마와 팔월 한여름 땡볕에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
지루하고 더딘 여름의 끝자락 구월과 단풍의 계절 시월
오곡백과가 익고 추수기에 오고가는 철새가 날으는 십일월과
나뭇잎을 다 떨구고 나목으로 겨울을 맞이하는 십이월
이렇게 소박하고 아담한 정원 한바퀴에 일년 열두달이 있다.
우람한 소나무와 다큰 누에가 서 있는 것 같은 자작나무도 있고
한 때는 신도림의 명물이었던 포스빌의 위용을 한번 올려다보고
피아노건반과 트럼펫과 음표를 거느린 음자리표 조형물
대리석 담장위를 지나가던 개미가 내게 딱 걸렸다.ㅎㅎ
포스빌이 표쇼빌로 보이네?ㅋㅋ
보도 육교를 건너려다 발견한 풍선덩굴도 내 눈에 딱 결렸다.ㅎ
풍선덩굴의 꽃말은
어린시절의 재미, 당신과 날아가고파 랍니다.
아~ 이가을 정말 어디든 날아가고 싶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