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 모음 방
선운사에서
두레미
2016. 6. 24. 19:56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건 힘 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 볼 틈없이
님 한번 생각 할 틈없이
아주 잠깐 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속에 피어날 때 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