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엄니덕분에 소풍~

두레미 2016. 5. 21. 11:02

 

 

 

 

친정어머니의 무릎관절 수술이 국립공주의료원에서 날짜가 잡혔다는

소식이 톡으로 뜨고 형제들간에 톡이 이어졌지.

오라버니는 장남이라는 명색으로 집안 대소사를 짊어지시고 언제나

앞장을 서셔야 하니 엄니 수술 하시는 날 오라버니와 동행이라도 할

량으로 출발 하여 남부터미널에서 차표를 끊어놓고 휴대폰을 열어보니

엄니의 혈액이 묽어진 관계로 수술 날짜가 연기 되었다고.

이왕 나선 길 엄니 얼굴이라도 직접 뵙고 응원이라도 해 드리자며

버스를 타고 공주로 향했다.

공주가는 직행고속버스 요금이 9,000원 승객은 겨우 6명이 자리를 잡고

앉아서 그저 미안하기만 하다.

우리나라가 정말 잘 사는 나라인지 과소비가 너무 지나친건지 예전

황토먼지 날리며 차령고개를 힘겹게 넘나들던 시절은 까마득하기만 하다.

해가 갈 수록 계절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 때 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 낮 에어컨 가동으로 버스안은 쾌적하기만 하고 차창밖의 풍경은

윤기나는 록빛의 산들이며 모내기 준비로 바쁜 논에 찰랑거리는 물이며

평화롭기만 하다.

풍경을 쫓아 두리번 거리다보니 금강을 끼고 아담하게 자리잡은 공주의

구시가지 풍경이 보이고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 공산성의 모습에

목을 길게 빼고 폰을 열었다.

 

 

 

 

 

 

 

 

 

 

 

수술의 연기로 못내 아쉬워 하시는 엄니를 위로 해 드리고 오라버니와

점심을 먹고는 궁딩 무거운 두레미 꾸무럭거리는 걸 지켜보던 오라비

벌떡 일어나 계산을 해 버린다.ㅎ

점심은 내가 사겠다고 호언 장담을 했었건만~

엄니와 오라버니와도 작별을 하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 동서울 행 버스를

타고 동서울 터미널에 내렸는데 해질녘 한강의 풍경에 빠져 나도 모르게

육교를 타고 한강공원으로 발길이 이어졌다.

자전거를 타고 수시로 지나다녔던 한강공원의 낮익음과 오후의 햇살이

연출하는 아련한 빛의 유혹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성거렸네.

앞으로 앞으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 달리기만 하며 스치는

풍경으로만 감상하던 아담한 발코니 처럼 꾸며진 강변공원의 풍경속에서

오랫만에 느껴보는 여유로움이었지.

햇빛을 등지고 그늘에서 바라보는 해질녘의 강변풍경이 한없이

편안하고 아름다워서 잠시나마 세상의 시름을 잊어버렸네.ㅎㅎ

 

 

 

 

 

 

 

 

 

광장동에서 강변공원으로 통하는 나들목 통로에 시화를 걸어 전시를 하고 있어서

강변의 풍경과 더불어 시를 감상하는 호사를 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