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산소 백리길
긴 가뭄끝에 내린 단비로 가뭄 해갈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목은 축여진듯 촉촉해진 흙길들과
생기도는 나뭇잎들하며 살랑대는 바람에도 습기 머금어서 부드럽고 촉촉해졌다.
장마때의 눅눅함이 아닌 촉촉함으로 느껴져서 기분이 상쾌한 날들이 이어지는 주말엔 그동안
별러오던 화천의 산소길을 가보기로 하고 날마다 마음을 벼르고 있는데 준 주말인 금요일 전국
적으로 비 소식이 전해지고 주말의 날씨를 시시각각 들여다 보며 맘을 졸였다.
다행히 금요일 밤까지 비가 내리고 토요일은 구름이 많을 거라는 예보에 토요일 7시 반 버스표를
예매 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4시에 일어나 아침밤을 지어먹고 준비물 점검을 마치고 출발.
제법 선선한 아침공기가 상쾌해서 서둘러 나온 덕분에 버스 탑승시간을 당겨 첫 출발 버스에 올랐다.
2시간 35분경유 화천도착해서 물과 간식 그리고 썬크림도 바르고 복장도 재점검한 뒤 북한강 자전거
길로 내려갔다. 15~6년전쯤인가 친구들과 화천 여행을 왔다가 들렀던 붕어섬과 파로호에서 쾌속
보트를 타고 평화의 댐까지 갔었던 추억을 되새기며 붕어섬을 돌아나와 구만교 건너 안보전시관을
지나 파로호 선착장을 올라 추억을 더듬어보겠다며 폐달을 밟았다.
화전 공영터미널에서 큰길을 나와 바로 내려가는 자전거길을 따라 붕어섬에 들었더니 예전에 없던
레일이 깔려 있고 걸어서 둘러보았던 섬을 자전거를 타고 돌아보니 너무 작고 단조로와서 붕어섬에
대한 추억이 빛을 잃었다. 그렇게 붕어섬을 나와 자전거길을 따라 동구래마을과 서오지리 연꽃단지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갔더니 포장도로가 끝나고 길을 넓혀 포장하는 공사가 한창인데 공사구간을
끝으로 길은 더이상 없다고 한다. 자전거를 돌려서 되돌아오는 길 붕어섬 못미쳐 푼툰다리가 공사
중이어서 왔던길을 되돌아 나와 화천대교 아래 푼툰다리를 건너 거례리 마을 입구까지 갔다가 다시
또 왔던길을 되돌아나와 푼툰다리를 건너서 화천 읍내 중식당에서 짬뽕으로 점심을 하고 딴산유원지
를 올라가다가 화천천의 화천교에서 길이 헷갈려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동네 꼬마들 주말에 자전거타고
몰려다니다가 길을 묻는 우리에게 설왕설래 길을 가르쳐 주었지만 감은 제대로 잡혔다.ㅎㅎ
하마터면 화천천으로 올라 되돌아 나올 뻔 했다가 바로 길을 잡아 북한강을 거슬러 딴산 유원지로
오르며 구만교지나 강건너 화천수력발전소를 당겨 구경하고 , 꺼먹다리 지나 딴산유원지에는 관광차를
타고 우르르 내려 구경내려가는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고 털털털 내려가는 사람들 딴산 인공폭포앞에서
기념사진 찍고 대부분이 되돌아간다. 우리는 잠수교 건너 화천댐을 올라 파로호를 내려다보며 전에 와서
쾌속보트를 탔던 마을을 호수 건너편에서 바라보며 추억에 젖어보기도하고 시원한 정자에 올라 가져간
과일을 먹으며 쉼도하고 화천산소길 라이딩 제대로 한다며 자화자찬에 빠지다 내려왔다.ㅋㅋ
오를 때는 귀신에 홀렸는지 댐의 오르막길을 힘든줄도 모르고 단숨에 올라왔더니 내려가는 길에 보니
보통의 내리막길이 아니었다. 어라~ 이 길이 참 희안하네. 착시현상도 아니고 말여~ㅎㅎ
내리막을 신나게 내려와 딴산유원지의 삼거리에서 잠수교를 건너지 않고 직진하여 내려가니 또 다른
숲길이 이어지는데 아니 이길은 분명 경사가 있는 내리막길이어서 페달을 밟지 않아도 그냥 내려 갈것
같은데 힘을 주어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아가는 희안한 길이었다.
그렇게 꺼먹다리까지 내려오면 길이 막혀 꺼먹다리를 건너서 구만교까지 내려와 구만교를 건너 화천의
명물 푼툰다리를 지나 숲길을 걸어서 다시 자전거길로 내려와 화천대교 아래 푼툰다리를 건너 라이딩을
마치고 터미널에서 오후 6시 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오니 밤 10시가 넘었다.
가기전에 지도를 보며 예상했던 시간을 훌쩍 초과한 라이딩이었다. 강을 건너는 다리의 공사로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며 반복되는 라이딩으로 예상했던 파로호 선착장과 시간이 남을 경우 더 돌아보고 싶었던 마을
길들은 다음으로 미루어두고 돌아왔다.
단풍이 물드는 가을날 강물에 비치는 단풍산 물그림자가 볼만하다는데 가을의 단풍길 라이딩을 맘속으로
기약한다.
아담하고 깔끔한 화천 공영터미널
걸어서 한바퀴돌며 아기자기 했던 추억이 여지없이 무너져내린 붕어섬을 잇는 다리.
붕어섬을 나와 춘천댐이 있는 하류로 내려가는 자전거길엔 춘천댐의 영향으로 물이 풍부해서 경치 좋다.
멀리 화천 읍내의 모습이 아늑하다.
춘천호로 이어지는 북한강 물길이 아름답다.
이른 아침이 다 소화 되었다며 터미널에서 사온 빵을
먹고 가자고 쉼터에서 자전거를 세우는 홀탱님.
아니 벌써? 난 아직 별로인데 해 놓고 며칠 굶은 사람처럼 빵을
먹는 두레미를 그냥 지나칠리 없는 홀탱님!
별로라며 잘만 먹네?ㅎㅎㅎ
이 다리가 완공이 되면 왕복하지 않고 화천읍내 강변을 한바퀴 돌아볼 수있는
유용한 교량이 되는데 올 해 안에 완공이란다.
아름다운 강변길을 따라 동구래마을과 서오지리 연꽃마을로 내려간다.
낚시터도 보이고 잔잔한 물빛에 비치는 반영도 볼만하고 녹음짙은 산들이 믿음직스러워 워~
마을 탐방로 입구에 세워진 나무판으로 만든 물고기 조형물이 이채롭다.
연꽃마을의 연밭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듯 .
첫번째 건너는 화천대교 아래 푼툰다리
강을 건너는데도 푼툰다리를 건너지만 길을 낼 수없는 강변엔 이렇게 푼툰다리로 길을 대신해 놓았다.
물에 뜨는 부표위에 설치된 푼툰다리는 물위를 걷는듯 출렁거림에 스릴과 낭만이 있어 좋았다.
자전거를 타고 달리면 덜거덕 덜거덕 드르르륵 거리는 판자소리와 출렁이는 물의 탄력이 느껴진다.
푼툰다리를 내려와 흙길을 오르는데
강가에 홀로 우뚝선 플라타너스가
달리는 말의 문신을 새겼다.
언뜻 지나치다가 다시 내려와
확인을 해 보았더니 자세히 보면
끊어진 선들이 언뜻 스쳐보면
달리는 말의 형상으로 보인다. ㅎ
나만 그런가?
홀탱님은 시큰둥...
푼툰다리를 내려와 이어지는 자전거길은 잘 포장된 아스팔트 길이어서 달리는 맛이 난다.
햇볕에 그을린 가무잡잡한 녹색의 우람한 산들을 거느리고 담담하고 묵묵히 흐르는
강변을 달리는 기분은 아늑하고 평화롭다.
그 강가에 우뚝서서 팔벌려 그늘을 만들어 놓고 길손을 기다리시는 느티나무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강변으로 조성되고 있는 공원길엔 메타세콰이어길, 편백나무길, 자작나무길, 은행나무길과 무궁화꽃길등등
공원가꾸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화천은 한참 변신하는것인지 치장을 하는 것인지 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전거길이 예상외로 잘 되어 있다며 좋아하는 홀탱님의
상쾌한 라이딩모습이다.
두번째 푼툰다리를 건너서 읍내에 올라가
점심을 먹었다.
화천천이 북한강과 만나는 사거리인지 오거리인지 이런 근사한 조형탑이 세워져있고
화천대교와 화천교가 있어 길이 다리 밑으로 내려갔다가 올라갔다가 요리조리 되어있어서
잠시 헷갈렸었다.
화천교를 건너 북한강 자전거길로 접어들어 올라가니 강건너에 보이는 화천의 명물 푼툰다리가 보인다.
와~ 탄성이 절로 나오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걷는 사람들의 오가는 모습이 그림같다.
1.2킬로 정도의
저 푼툰다리를 지나
산속길을 1킬로
정도 걸어서 자전거길로
내려오는 숲으로 진입하는
다리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숲으로다리는
푼툰다리의 느낌만으로도
충분히 이색적인 경험이다.
구만교 삼거리에서 다리를 건너가면 화천의 명물 푼툰다리를 건널 수 있지만 잠시 미루고
딴산폭포와 화천댐을 오르기로하고 삼거리 지나 자전거를 굴린다.
강건너로 보이는 화천 수력발전소.
화천댐은 댐과 수로식을 병용한 댐 수로식발전소로 유일한 댐이다.
댐의 낙차가 작은 화천댐은 호수의 물을 수로식으로 돌려 낙차가 큰 곳에 발전기를 설치하여
발전하는 방식의 댐 수로식 발전소이다.
화천의 꺼먹다리는 역시 꺼먹색이다.
등록 문화재 제 110호이며 영화 전우를 촬영한 곳이라고 한다.
1945년 화천댐이 준공되면서 세워진 꺼먹다리의 나이 70세이다.ㅎ
꺼먹다리를 건너는 한무리의 자전거 라이더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다리를 건너온다.
꺼먹다리를 건너가면 뭐가 있어요? 홀탱님의 물음에 사람들 아무것도 없어요.
길도 끊어졌어요. 뭣이, 아무것도 없다고라~ㅎㅎㅎ
다리위에서 기념사진 찍어주던 마지막 사람까지 돌아나오는 모습을 바라보던 홀탱님이 그런다.
저 사람들 기념사진만 열심히 찍는 별 볼일 없는 사람들이야.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사전에 준
비를 했어야지. 꺼먹다리를 건너면 화천댐에서 내려오는 길이 있는데 그렇게 올라도 되고 딴산 유원지
에서 잠수교건너 화천댐을 올랐다가 꺼먹다리를 건너 내려와서 구만교건너 푼툰다리를 건널 수 있는데
말야. 우리는 딴산을 거쳐 화천댐에 올랐다가 꺼먹다리로 내려오기로 합시다? 오케이?ㅎㅎ
그렇게 꺼먹다리를 지나서 딴산으로~
딴산으로 올라가는 길 오랜 가뭄으로 댐의 방류수가 적어 간신히 천의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북한강은
바닥이 다 드러나 있다. 강에 물이 철철 흐르면 풍경이 살아 움직이듯 더 멋질 텐데 ....... 아쉽다.
딴산의 딴산인공폭포가 시원하다.
폭포아래 잠수교를 건너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오르면 화천댐으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내려가면 꺼먹다리로 내려간다. 화천댐으로 올라보자.
대부분의 라이더들 딴산폭포에서 기념사진 찍으면 되돌아 나간다.
화천댐 오르는 길에 호두가 주렁주렁 열린 호두나무아래 자동으로 자전거가 멈추었다.
화천댐의 모습.
6.25전쟁 당시 파로호 전투에서 오랑케무리를 무찌른 호수라하여 호수 이름을
오랑케 로자를 넣어 파로호라 이름지었다 한다.
댐에 올라 파로호를 보니 예전 파로호 선착장에서 쾌속보트를 탔던 마을이 까마득히 보인다.
오늘은 다리공사 중인 관계로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산소 백리길이 백오십리길이 되어
파로호 선착장 오르기는 어려울 것같아 다음으로 미루었다.
아쉬움에 최대한 당겨 보니 가뭄으로 줄어든 수량으로 선착장이 한참이나 아래로 내려가 있다.
댐의 정자에 올라 시원한 바람에 땀도 식히고 간식도 먹고
추억도 만들고........ㅎㅎ
댐을 내려와 꺼먹다리까지 내려오는 길에 단 한사람 늙수그레한 아저씨 한분 만나는게 다였다.
꺼먹다리를 내려오는 길은 분명 내리막길인데 이상하게 바퀴가 무겁게 굴러갔던 이상한 길이었다.
이상타 하면서, 아마 파로호에서 죽은 오랑케귀신이 잡아당기나봐~ 농담을 하며 내려왔다.
꺼먹다리를 건너 내려와
다시 구만교 삼거리에서
구만교를 건너 화천의 명물
푼툰다리를 건널 차례
대풍교를 지나
살랑골 터널을 지나면
푼툰다리가 나온다.
푼툰다리
푼툰다리 아래 수초
숲길을 지나며 만난 야생화
화천의 산소길에서 체험한 여러길에서의
모습을 기념해야된다며 찍은 사진을 굳이
올리라는 홀탱님
흔치않을 기념 사진이 될거라나~
그럴것 같기는 하다.ㅎ
두고두고 추억 합시다.
푼툰다리에서 숲속길을 나와 내려선 자전거길 주변엔 갖가지 농작물들이
싱그럽게 자라고 그 흔한 옥수수밭과 감자밭은 가뭄에 흙바닥이 다 보일 정도로
성장이 좋질 못해 보였다. 그 중에 싱싱하다 못해 씩씩해 보이는 채소밭이펼쳐졌다.
대체 무슨 채소야? 케일인가? 하고 내려서보니 브로콜리 밭이다.
브로콜리 밭을 이렇게 직접 보기는 처음이어서 신기하고 목도 마르고 사진을 찍고
싱싱한 잎을 꺾어 우적우적 씹어먹는 두레미를 가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홀탱님.ㅋ
이 싱싱한 잎을 브로콜리를 수확하고나면 그냥 버린다. 아까워라~
세번째 화천대교 밑의 푼툰다리를 건너서 화천산소길 라이딩을 마무리 했다.
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만나는 춘천호와 춘천댐의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