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고 동구릉으로~
서오릉을 다녀와서 맘속에 동구릉을 품어도다가 문득 떠오르더니 우리는
두말 할것도 없이 채비를 하고 동구릉으로 자전거 바퀴를 굴렸다.
오월의 한강 남단은 각종 행사와 축제에 마라톤 행렬로 빈곳이 없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잠실철교를 넘을 때까지 브레이크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잠실철교를 건너 북단길로 접어들면서 한숨돌려 광나루지나 구리한강
시민공원엔 유채꽃이 한창이다.
구름한점없이 화창한 오월의 한가운데 유채꽃밭이 계절의 꽃 오월이라는
꽃의 꽃술같이 화사하다.
그사이로 즐기는 사람들과 지나는 사람들은 발걸음이 멈추고 그 아름다운
빛을 담기에 너도나도 열중이다.ㅎ
푸른 하늘도 노란 유채꽃도 빛나는 아침햇살도 흐르는 강물과 빛나는 초록.
어느 하나 아름답지 않은것이 없는 오월의 한강 풍경이 비단결같다.
볼에 스치는 바람과 일렁이는 초록 물결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
구리한강시민공원의 유채꽃
멈추어서 사진 몇장 찍고난 홀탱님 어느새 가져간 쑥 인절미를 꺼내 한입 물고있다.
그만 찍고 떡이나 먹으라고~ㅎㅎ 아무튼간에...
언제나 길앞잡이처럼 앞서서 시야를 가리는 못말리는 홀탱님!
오늘도 또 시작이다.ㅎ
드디어 동구릉에 도착.
구리한강시민공원을 지나 왕숙천을 거슬러 왕숙천교를 지나 천을 올라서서
동구릉으로 오르는 길에 잠간 자동차도로를 따라 오르면 바로 동구릉 입구다.
능의 자리는 대부분 야트막한 흙산과 앞으로 물빠짐이 좋은 천이 있어서 요즘
천따라 자전거길이 잘 조성되어져 자전거를 타고 가기에 용이하다.
동구릉에 도착하니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가 다 차고 빈자리가 없다.
관리실 아저씨께서 이리저리 자전거 세울자리를 찾는 우리를 보고 안으로 들여서
고리로 함께 묶어 놓으라고 하셔서 명당자리에 자전거를 세우고 동구릉에 들었다.
밖으로 나와 홀탱님 매표를 하는 동안 동구릉의 안내도와 주변을 돌아봤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화사하게 핀 백당나무꽃이 반겨주니 감탄사 절로 나온다.
이어서 불두화가 아직 록빛을 다 씻어내지 못한채 푸르스름하다.
와~ 사발꽃이다. 어릴적 고향의 사발꽃은 커다란 나무가 울창하게
아주 커다란 사발에 하얀 이밥을 한고봉 얹어 놓은것처럼 소담스레
피었었지. 숭얼숭얼 꽃무게에 늘어진 가지가 바람결에 치렁치렁 춤을 추었었는데......
주말을 맞아 단체로 찾은 관람객들로 붐빈다. 각 능의 입구마다 홍살문이 있지만
홍살문의 뜻을 제대로 알고 능을 관람할 수있도록 세워진 홍전문을 통과하며 몸과 마음의
예를 갖추고 각 능을 참배관람 할 수 있도록 하고있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나오고 지나가고 뜸해진 길에 다정한 부녀가 손을 잡고 걸어오는
아름다운 모습에 숲길을 찍는 척 사진기를 열자 손을 놓고 뒤로 돌아서는 아버지와 딸은
내가 지나갈 때까지 뒷모습만 보여준다.ㅎ
길앞잡이 홀탱님!
수국꽃에도 얼굴을 디밀으시고~
가지가 땅에 닿게 휘늘어진 쪽동백이 어찌나 멋지던지 한참을 머물렀는데
오월의 동구릉 숲엔 쪽동백의 시절이었다.
여기저기 흐드러지게 핀 쪽동백꽃이 축제를 해도 될만큼 아름답게 피었다.
이어서 막 피기시작한 때죽나무꽃과 함께 참말로 멋드러지다.
그중에 이꽃은 또 얼마나 이쁘던지 노란 꽃치레가 주렁주렁 늘어져 그늘을 환하게
비추던지 한참을 서성거렸는데 이름표가 없어 이름을 알 수가 없었다.
다음의 Tip에 질문하였더니 답을 주셨다.
매자나무과의 활엽관목으로 매자나무란다.
학명:Berberis Korea Palib.
영문: Korea Berberry
원산지: 한국
개화기는 5월이며 희귀특산물이다.
베르베린이 많이 함유되어있어 베르베리스이다.
이 성분은 우울증을 예방하고 공황장애나 정신분열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쪽동백 그늘마다엔 이렇게 별처럼 떨어진 하얀 꽃잎이 그늘을 수놓고 있다.
태조의 능 봉분엔 부드러운 초록의 새 억새 잎이 돋아나고 그아래 대대손손
남녀노소 아버지와 어머니의 손을 잡고 동아리모임들과 외국 손님을 안내하는
사람들과 끼리끼리 맘에 맞는 사람들끼리 찾아든 사람들은 저마다의 느낌과 감회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나무 그늘마다엔 간단히 준비해온 간식거리를 풀어놓고
이야기 보따리도 함께 풀어놓았다.
다만 시대에 따라 정치적 이념에 따라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비틀어 왜곡하거나
지나친 사생활과 너무 흥미를 위해 과장하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선조의 능이 바라다 보이는 목릉의 입구에서 우리도 가져간 김밥을 풀어놓고
아래에 자리잡고 앉은 팀에 교수님의 선조에 대한 얘기를 곁으로 들으며 먹었다.
릉과 릉을 잇는 우거진 숲길을 걸으며 고개들고 숲을 살피다가 발견한 딱다구리의
흔적에 발길을 멈추고 둘이서 더 더 더 당겨봐~ㅎㅎ
.
쪽동백 그늘에서 누군가 치루고 간 의식의 흔적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리가 찾은 조선시대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의식의 흔적에서 누군가
놀이하듯 치루었을 흔적을 발견하다.ㅎㅎ
지금 쓰는 나의 일기도 흔적일테니 깨끗이 지우고 가리라 맘먹고 있지만
맘 먹은대로 깨끗이 지우고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어느 날 미련 없이 날려 버리리라~
양묘장으로 이어지는 숲 산책로를 올라 양묘장을 한바퀴 돌아나오는 산책길은
사람들로 붐비지도 않고 한적해서 조용히 쉼을 할 수 있는 호젓한 길이었다.
시계방향으로 돌아 나왔다.
릉을 가꾸고 관리하는데 필요한 수목과 꽃들을 가꾸는 곳으로 어린 묘목과 야생화들을
키우고 가꾸는 곳이다.
층층나무꽃
마지막 숭릉 입구의 때죽나무꽃.
국수나무꽃
유교를 바탕으로 한 조선 시대 같았으면 왕의 능을 모신 릉을 일반인들이
감히 드나들 수나 있었을까만 시대가 바뀌고 세월이 흘러서 이제는 낱낱이 드러난
나무의 뿌리처럼 모습을 보여주고 곁을 내주는 능이 조상의 뿌리로 연상되어져서
흠칫 발걸음이 멈추어졌다.
건강하게 나무를 키우고 지탱하려면 뿌리를 함부로 훼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골고루 잘 뻗은 나무의뿌리처럼 역사도 조상의 얼도
치우침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동구릉의 입구에 흐르는 천은 숨겨진 비경이다.ㅎ
입장하기전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천의 보위에 앉아있는 해오라기를
가리키며 "저 새는 무슨 새일까요?"
"해오라기 같은데요?" 대답하자
묻던 아저씨께서
"아~ 여기 이렇게 숨겨진 비경이 있었네요. "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