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따러 가자(대전 모임)
보령 별장모임이 돌고 돌아 대전 모임으로 바뀌어지고
대전 임,강쫑네의 새 집들이와 하나밖에 없는 아들 성수의
대학 졸업턱에 백화점 창립25주년 턱을 몰아몰아 낸다는데
의미를 두고 날짜와 시간을 잡았다.
달 따러 가자!!!
모두모두 장대들고 망태 메고 대전 반석마을로 달 따러가자!
며칠전 부터 달 따러 갈 생각에 몸도 마음도 들떠서 싱숭생숭......했었지.
기차표를 예매하고 차시간을 기다리면서도 마음은 벌써 달 따러갔었네.ㅎ
대전역에 내려 전철로 갈아타고 반석으로 가는 길이 멀기만하고 전철에서
내려 달 찾아 가는 길에 몇번을 물어물어 찾아가는 길 달 따러가기 정말 힘드네.
달을 왜 이렇게 먼곳에 있는거야~
날은 금방 어두워지고 식당의 간판엔 둥근달이 휘영청 밝았네.
제일 늦게 도착한 늘보네 마중나온 임쫑님과 솜사탕제부가 반갑게 맞이하고
떡 상자를 받아든 임쫑제부와 솜사탕제부의 모습이 달빛아래 희미하군.ㅎㅎ
만나면 반가운 사람들, 마음속의 앙금과 거미줄같이 얽힌 애증도 다 감싸는 자리
마주 잡은 손끝에서 서로 화통하고 이해하고 감싸 않는 자리가 되었으리~
산해진미가 다 올려진 상이 아직도 눈에 아른아른~
젠틀맨 막내 제부만 빠진 자칭 못난이들만의 산행에
제일 수다스러웠을 홀탱님의 모습은 안 봐도 뻔한데
사진으로다가 확실하게 증명을 해 주었네요,ㅋ
봐도봐도 정답고 이쁜사람들을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도
이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이지요?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가는
정다운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입니다.
살아가는데 힘이되고 용기가되는 마음의 밑천, 행복입니다.
떡상자 무거운 줄도 모르고
들고간 홀탱님
떡 맛있다는 말에
신이나서
이튿날 다시 신시모도로
쑥 뜯으러 가자고
두레미를 몰아세웁니다.
갈매기보다 더 신이 난
홀탱님
갈매기와 함께 신 나셨습니다.
바람이 몹시 부는 아침
긴소매도 뿌리치고
반소매에 반바지 차림으로
용감하게 나서더니
뱃전에서 추워 죽겠다고
배의 후미에서 갈매기와
놀았습니다.ㅋㅋ
처음 예상은 신시모도를 한바퀴 돌아 우리들 비밀의 쑥밭으로 가는거였는데
시도를 돌아나오려다가 지난번에 그냥 지나쳤던 바닷가를 한번 가보자고
들어갔다가 나오며 휴경지 쑥밭에 주저앉아 쑥을 뜯었네요.
쑥~키가자란 쑥은 여린 순만 집어 뜯는 일이라 뜯기는 수월했지만 엉거주춤한
자세 때문에 영 엉거주춤 했다는거지요.
땡볕에서 덤불이 되어버린 묵은 쑥대와 덤불사이를 헤치며 쑥 뜯기 삼매경에 빠진 홀탱님
팔 다리가 다 긁히는 줄도 모르고 오동통한 쑥을 뜯을 때 마다 탄성를 지릅니다.
와~ 이것좀 봐~! 애기 손목 같이 보들보들 오동통 혀~ㅎㅎ
그러게 보도록허니 솜털이 보송보송한게 정말 연하네.
주고 받으며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참말로 천생연분 입니다.ㅋ
진력이 날 즈음 가져간 간식을 먹고 잠시 쉬었다가 하자고 소나무 그늘에 앉아 김밥도 먹고
사과도 먹고 쑥 인절미도 먹고 먹고......다시 힘을 내보지만 이젠 배까지 부르니 더 힘이듭니다.
아랫밭에서 윗 밭으로 올라왔는데 싫증 난 두레미 이제 그만 하자고 조르고 조금만 더 하자는
홀탱님과 옥신각신 윗밭도 다 훑고서야 허리를 펴고 꾹꾹 눌러 담은 쑥 봉지를 정리합니다.
양쪽 자전거에 야무지게 매달고 신도로 넘어와 수펴에서 아이스크림하나씩 먹자고 들어갔는데
주인 아주머니 오늘 풍랑이 세어서 오후 2시30분 매가 마지막 배라고 방송이 나왔다고 합니다.
뭣이? 30분 전이네~ 아이스크림을 먹는둥 마는둥 물 한병을 채워넣고 서둘러 선착장으로
나왔더니 몰려든 사람들과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와글와글 선착장이 북새통입니다.
막상 나와보니 3시 30분 배가 막배라고 달려나온 사람들 에이~ 한시간은 더 탈 수 있었는데
일찍 나왔다고 아쉬움에 선착장 주변을 맴돌며 사진도 찍고 삼삼오오 모여 아쉬움을 달랩니다.
우리도 이럴 줄 알았으면 느긋하게 점심도 먹고 섬도 한바퀴 돌아서 비밀의 쑥밭도 들러 올걸~
쑥 뜯다 간식 먹는 시간 발치 앞으로 지나가는 개미가 자기 몸 길이보다 긴 마른 풀잎을
물고 잽싼 걸을으로 지나가는데 바닥에 끌려 삐뚤어진 마른 잎을 고쳐 물며 어찌나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지 카메라가 따라가기 바쁘네요.
온 갖 미물들이 살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에 찐한 감동으로 한참을 따라 가며 보았습니다.
집이 두어채 있는 섬의 바닷가 외도라진 끝자락에 휴경지가 되어버린 쑥밭에서
허리펴고 고개를 들면 녹색 이파리 살랑대는 숲이 있어 눈에 번해지고~
배를 기다리며
거센 바람에 왈그락 달그락
선착장을 휘어갈기는
바람속에서도
사람들은 아쉬움으로
사진찍기에 바쁘고
두레미도 뻘이
녹아든 탁한 바닷물이
밀어닥치는 바닷가를
서성거리고
자꾸만 지연되는
배시간에 투덜거리는
홀탱님과
배에 오르며
자전거에 꽁꽁 동여맨
쑥봉지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의
시선이 때로는 부담으로
때로는 넉넉함으로........ㅎ
집에 와서 쏟아놓고 보니 어마어마한 양이다.
지난 번 보다 두배는 많을것 같은데 다듬고 살는 일 .......
옆에서 거들겠다고 나서는 홀탱님 마지막 마무리까지 끝내고 흐믓한 미소를 날린다.
올 해 신시모도의 쑥 덕분에 쑥떡 먹고 쑥떡 거리게 생겼다.
행복한 쑥떡 거림이 일년 내내 이어지길 바라며.......쑥떡 쑥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