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 인절미
지난번 신시모도 자전거하이킹을 갔다가 쑥밭을 알았으니 쑥떡 생각이 간절하신
홀탱님 쑥 라이딩 가자고~ 아이고~ 쑥떡이 맛있긴 하지만 말여요?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친정으로 쑥 뜯으러 다니다가 올 해는 그도 여의치
않으니 이젠 섬 라이딩에 쑥밭을 눈여겨 봐두고 쑥 라이딩을 은근 슬쩍 밀어 붙인다.
못이기는 척 따라 나서는 두레미 아이고 내 팔자야~~~
지난번 보다 한시간 일찍 출발하여 집을 나섰어도 길어진 해 시계는 벌써 그림자가
많이 짧아졌다. 아침햇살을 등뒤로 받으며 강변을 달리기가 훨씬 상쾌 해 졌다.
가벼워진 옷차림에 발길질도 가벼워지고 며칠전에 갔던 길을 다시 가니 이웃동네
산책 가는 기분이라며 잔잔한 강물에 비친 그림같은 풍경에 취하고 연록색으로 물든
강서생태공원의 버드나무에 아직 잠이 덜깬 침침한 눈 빛이 맑아짐을 느끼며 달렸다.
삼목선착장은 봄을 즐기려 나온 사람들로 북적이고 만선으로 출항하는 장봉도행 여객선을 뒤따르는 갈매기들.....
하이킹코스를 한바퀴 돌아 시도의 휴경지에 쑥을 뜯는 아짐들이 엎드려
쑥을 뜯고 있으니 잠시 내려 해찰겸 함께 쑥도 뜯고 꽃 구경도 하고 ㅎㅎ
인천서 왔다는 아짐들과 인사를 나누고 우리는 우리들 비밀의 쑥밭으로......
쑥밭으로 가는 중에 바닷가 제방에 앉아
가져간 김밥을 먹고 가자는 홀탱님.
서둘러 나온다고 저녁에 준비 해 놓은 과일을
빠뜨리고 왔더니 영 간식이 허전하기만 했다.
과일 없이 간식 먹기는 처음이었지?
그래도 김밥이 맛있다는 말을 몇번씩 하면서
바짝바짝 다가오는 갈매기 한쪽 던져 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꿀떡꿀떡 김밥을 게눈 감추듯이
다 먹어버렸다. 뒤 늦게 미안하다 갈매기야~ㅠㅠ
연록빛 물감을 막 퍼 올리기 시작한 숲은, 봄 햇살이 물감을 분사하는듯 록빛을 발산한다.
비밀의 쑥밭에서 쑥 뜯기 삼매경에 빠진 두 사람은 말도 잊은채 엎드려 쑥 뜯기에 몰두했다.
한참을 엎드려 있다가 허리를 펴고 둘러보면 온통 지천으로 다가오는 록빛에 눈이 번해지고
옆으로 달리는 자전거 행렬과 간간히 지나가는 자동차 행락객이 고개를 내밀며 와~ 여긴 쑥밭이다!
두어시간 넘게 쑥을 뜯었을까 이젠 그만 합시다. 합창하듯이 마음이 합해지고 쑥봉지를 자전거에
매달고 고개를 넘어 식당에서 상합칼국수를 먹자마자 3시30분 배를 타기위해 서둘러 일어섰다.
쑥 인절미 먹을 생각에 열심히 쑥을 다듬는 홀탱님! ㅎㅎ
두 바구니 가득한 쑥이 다 비워지고 바닥에 기고있는 달팽이를 보고 친환경 저 공해 쑥이라며
달팽이 사진을 꼭 찍으라며 바로 카톡으로 여기저기 자랑을 하니 달팽이를 살려주라는 당부들이
이어지고 쑥 인절미는 여기저기 예약이 되어버렸다.ㅎ
월요일이 흔적도 없이 지나고 오늘 드디어 방앗간에서 인절미가 되어 돌아온
쑥이 쑥떡 쑥떡 쑥떡거린다.ㅎㅎ
일요일 아침 쑥을 다듬고 삶아 정리를 해 놓고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어 나서는 길
아파트 정원수 사이로 비치는 햇살에 낱낱으로 빛나는 수목이 눈부시게 아름답다.
친구들 만나러 가는 길에 전철의 스크린쿼터에 새겨진 시를 담으며
한아름 동대문구 정보화도서관에서 책을 빌려가는 아저씨
전철을 기다리면서도 책을 펴서 읽고 있다.
한 아름 안고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지만 차마 카메라를
열 용기가 나지 않아 같이 전철을 타고 가며 유리창으로 비친 아저씨
모습을 카메라를 통해 기어이 엿보고 말았다.ㅎ
세상은 아름다워라
눈만 뜨면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