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나물 개두릅(엄나무 순)
어머나~ 세상에~~~
며칠전 봉긋봉긋 진분홍 꽃봉오리를 기억하는데 저녁준비 마치고
음식쓰레기 버리러 나왔더니 오후 긴 해그림자에 서쪽하늘 보기가
참 편안하다 했는데 환한 복사꽃으로 눈이 부시다.
복사꽃만큼 수수하면서도 화사한 꽃이 또 있을까~
아파트 정원수 중에 커다란 벗나무아래 그늘에서 명맥을 유지하는
복숭아나무가 올해는 제법 풍성하게 꽃을 피웠다.
한참을 올려다보다가 카메라를 들고 다시 나갔다.ㅎ
주말 라이딩의 여독이 풀릴즈음 동네 마트에 나갔더니 봄나물들이 가득 진열되어있다.
달래 머위 씀바귀 쑥에 두릅, 개두릅. 땅두릅. 미나리, 취나물에 어느것 하나 건너 눈길 안가는것이 없다.
그 중에서 개두릅을 보면 처음 인터넷을 하면서 플래닛 시절부터 친구하며 지내던 안개꽃에서 앙마담으로
알고 지내던 그녀가 생각난다. 봄이면 각종 나물반찬에 나물 저장법까지 푸짐한 밥상을 차려내던 그녀
훌륭한 식탁에 바느질 솜씨며 글도 잘 썼지 사진도 잘 찍었지 친정아버지로부터 물려받았음직한 예술적
감각이 탁월했던 그녀, 텃밭을 알뜰히 가꾸듯 그녀의 살림도 알뜰히 꾸려나가던 그녀가 생각난다.
그녀의 밥상에서 처음으로 개두릅(엄나무 순)을 알았고 그 맛을 알게 되었다.
그녀의 말대로 두릅보다 개두릅이 더 맛있어진 두레미가 봄철 두릅과 개두릅이 나오면 자동으로 그녀가 생각난다.
마트에 진열된 개두름 한팩에 만원 반가운 마음에 망설임없이 한팩을 담고 아들눔 좋아하는 고춧잎 한팩도 담고
생선코너에서 고등어 한팩도 햇 양파에 커다란 무도 한개.
참말로 연하고 오동통 애기 손같은 엄나무 순을 다듬으면서 그 향과 맛을 기억하는 뇌는 군침을 돌게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은 미안함으로 요렇게 이쁜 순이 펴보지도 못하고 나물이 되었구나.ㅎㅎ
다듬어 데쳐서 오동통 보기좋은 것은 그냥 나물로 중간것은 튀김가루 묻혀 계란물 입혀 살짝 지지고 나머지는
무침으로 봄나물 반찬 세가지를 만들었더니 저녁 밥상이 푸짐하다.
나물은 나물대로 깔끔하고 지짐은 지짐대로 향긋하면서 고소함이 있고 무침은 양념과 어우러져 풍미가 있다.
버섯을 듬뿍넣은 된장찌개와 봄나물반찬에 젓가락 든 손이 순서를 기다리며 맛과 향을 비교도하면서.......
앙마담~!!!!!! 이 봄도 잘 지내지요?
가끔 앙마담과 소통하던 날들이 그리워진답니다.
봄날의 아파트 정원도 날마다 푸짐하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