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고 광릉수목원을 다녀왔다.
광릉 수목원의 가을은 아름다웠다.
가을숲의 공기는 어느 계절의 공기보다도 맑고 상쾌했으며 달큼하고 신선하였다.
깊은 숨을 쉬면서 울창한 전나무숲길에 조용한 뒤안같은 호수며 말끔한 조림수들을 올려다보고
수목사이로 비치는 가을 햇살에 오색빛 이파리를 나폴거리는 나뭇잎들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숲을
감상하며 먼길 달려온 보람이 있다고 마냥 행복했었다.
봄이 무르익으면 새순으로 울창할 봄나들이를 기약하면서..........
아침일찍 자전거길이 붐비기전에 집을 나서 강변역까지 전철로 점프하여 강변역에서 자전거길로 들어서
잠실철교아래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강변의 아침공기를 갈랐다.
주말이 되어버린 금요일, 구리한강시민공원엔 이른아침부터 공연과 구리시민 축제 준비로 한창 분주하다.
아침햇살을 맞는 코스모스와 하늘높이 떠오른 애드벌룬이 축제준비 완료됐음을 알리기라도 하는것 같다.
구리한강시민공원을 지나 왕숙천으로 들어서서 달리다가 그동안 그냥 지나치기만 했던 왕숙천의
이야기도 읽어보며 아침햇살에 일광욕을 즐기는 가마우지들을 구경도 하며 천을 따라 올라간다.
드디어 광릉 수목원에 도착하고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를 바꾸어 입장을 하였다.
금요일 홀탱님 재량휴일을 맞아 나선길 수목원엔 단체로 학습나온 학생들로 왁자지껄
광릉숲이 온통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소란스러웠다.
저 아이들을 빨리 앞서갑시다. 한적함이 없으니 아이들을 피해 다닌다고 다녀도 오가며
만나지는 아이들의 모습이 귀엽고 재미나기도 했다.ㅎ
발 아래에서부터 머리위까지 숲을 온전히 보고싶어 고개를 돌리다가 중심을 잃기도하고
시선을 따라잡느라 어지러움증이 느껴지기도하면서 감탄사 연발한다.
바람이 불 때마다 떨어지는 도토리에 머리를 정통으로 맞았다고 선생님께 어린양을 하는
초등학생 아이들에 웃음이 나고 개구장이 아이들의 꾸밈없는 말씨와 행동이 이쁘기만하다.
육림호ㅡ수목원 조성시에 나무를 가꾸기 위해 만든 인공호수
아담하고 호젓한 뒤안같은 호수를 한바퀴 돌아보며 낙상홍이라는 붉은 열매의 탐스러움에 발길을 멈추기도하고
유유히 노니는 잉어들을 내려다보기도하며 그늘에서 바라보는 반대편의 눈부신 가을 숲을 감상한다.
식목일을 맞아 조림을 하고 기념비를 세웠다.
우리 어릴적 국민학교때는 해마다
봄이면 식목행사를 하였고 산으로 동네
논두렁이건 언덕이건 나무를 심었고
심지어는 미류나무를 꺾어 꽂기만하면 되는
꺾꽂이 식목도 거의 매년하였고 가을이면
싸리나무씨를 일정량 채취해서 학교에 내야 했기에
학교가 파하면 싸리씨앗을 훑으려 다니기도 하였다.
정부에서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품삯을주고
사방공사라는 명목으로 산에 나무심기를 하여
농한기에 일손을 만들어 농가에 가용돈벌이가 되기도 하였다.
재잘대는 아이들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자 얼른 뒤로 돌아서는 젊은 선생님이 우리 아들또래처럼
보여서 선생님도 아이들도 이쁘기만하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산책을 하는 모습들이 평화롭다.
자전거 하이바를 쓴채로 산책하는 우리를 재미나게 쳐다보는 아이들과 나이드신 아주머니들
서로서로 재미난 풍경이고 구경거리가 된다.
조용하고 좁은 산책로를 지나다가 우연하게 툭 떨어진 잣송이가 벌레에 먹히고 병들어서 영 시원찮았지만
웬 횡재냐며 얼른 주워 돌맹이로 열심히 두드려 잣을 빼는 홀탱님. 수목원이 주는 선물이란다.ㅎ
수목원에 웬 동물원이야? 백두산 호랑이가 있다는 동물원은 어린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좁은 철창안에 독방신세인 동물들과 맹금류들이 신기하기보다는 불쌍해 보였다.
활기라고는 찾아볼 수없는 모습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한 반복행동이거나 무기력증에 잠만자는 멧돼지와
반달곰이며 머리털이 다 빠지고 푸석하고 부시시한 깃털을 하고 있는 맹금류를 보니 맘만 상했다.
이제 막 피기시작한 산국향기를 맡으며 맘을 가라앉히고 동물원을 나와 숲길로 발길을 재촉하였다.
열대식물원을 둘러보고 싶었는데 시간을 놓쳐서 아쉽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앞서가던 한 무리의 아이들이 해설사 선생님과 왁자지껄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웬일인가 싶어 들여다보니 보도블럭에 일광욕나온 작은 도마뱀을 보고 신기한듯
손으로 꼬리를 잡았다가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는 도마뱀을 구경하며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고 있엇다. 다음부터는 잡지 말고 그냥 보기만 하세요?
정원꾸미기작품을 전시하고 있는 기념탑광장에서 우리들도 기념을 했다.
주차장을 가득채운 관광버스와 자동차들
예약제로만 입장할 수있는 수목원을 주중에 조용히 산책을 다녀와도 참 좋을것 같다.
수목원을 나와 내려오다가 광릉입구 음식점들이 있는 거리에서 칡즙과 삶은 옥수수를 사고
늦은 점심으로 해물짬뽕을 시장을 반찬삼아먹고는 왕숙천으로 향했다.
음식점을 나오며 입구에 탐스럽게 열린 구아바을 따오지는 못하고 사진으로 따 왔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