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왕저수지에 갔다가~
눈 깜짝할 새 또 주말.
장마라는데 비는 안오고 후덥지근하니 집에 있어봐야 앉은자리 땀찰 일 밖에 없으니 자전거타고
훠이훠이 저어갑시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서쪽으로 관곡지 오이도 대부도를 다니면서 지나치던
물왕저수지가 항상 궁금했었지.
오늘은 물왕저수지 한바퀴 돌아서 관곡지 연꽃구경하고 오는거 어떨까? 오케~이?
두런두런 주섬주섬 옷갈아입고 출발해서 물왕저수지 찾아갔더니 희뿌연 박무에 갇힌 저수지 풍경이
은은한건지 갑갑한건지 아뭏든 상쾌하지가 않다. 거기다가 저수지 둘레길의 확장과 개발공사들이
줄을 잇고 드나드는 차량들에 여유롭게 풍경즐길 한적함이 없다.
저수지를 돌다가 샛길이 있어 들어갔다가 떼거리로 달려드는 개때를 물리치며 입에 거품을 물고
올라갔더니 골짜기에 층층이 들어선 공장들만 있을 뿐 인가는 없고 동네 이름도 모르는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띌뿐 으슥한 골짜기를 한참을 올랐다가 내려오기도 했다.
그렇게 물왕저수지는 다시오고싶지 않은 곳으로 마음속에 금을 긋고 나왔다.
물왕저수지를 나와 물왕교차로에서 고개넘어 시흥갯골공원을 들러 관곡지를 가기로하고 갯골공원을
들어갔는데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진 갯골공원에, 잘 꾸며놨다며 두리번두리번 전망대에도 올라보고
탐방로도 걸어보고 염전도 둘러보다가 생태 체험로라는 표지판을 따라 갔더니 끝도없이 이어지는
길이 소래습지생태공원과 연결이 된다. 아니 이게 웬 횡재여~
여러 블로거님들이 예쁘게 찍어올리시던 풍차와 염전의 풍경들을 볼적마다 한번 가보고 싶다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소래습지생태공원을 오게되다니? 야~호~!
신나게 자전거를 저어가다보니 소래습지공원에서 인천대공원의 북문과 연결되는 길이 그려진 표지판에
인천대공원이 또 궁금해지고 아주 인천 대공원을 가볼까 말까 아무래도 무리일것 같으니 인천대공원은
다음에 가보기로하고 소래습지생태공원을 한바퀴 돌아나와서 이왕왔으니 소래포구의 옛 철교를 가봅시다.
소래포구를 향하여 자전거를 저어갔더니 소래포구는 사람들로 붐비고 소문으로 그림으로 보고듣던 철교는
훨씬 더 좁고 초라하게 늙어있었다. 검붉은 녹때와 허접한 관리에 거적을 뒤집어쓴채 사람들의 관심과
발길을 버거워하고 있는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으로 내려와 포구 초입에서 호객을 하던 처녀시절 신길동에서
살았다는 아짐을 찾아가 점심으로 해물칼국수를 먹었다.
자전거가 아니었으면 어시장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겠지만 복잡한 시장골목을 자전거를 끌고 다니기
미안하여 밖으로 빠져나와 철교구경만 하고 눈에 아른거리는 싱싱한 해산물들을 뒤로하고 소래포구를 빠져나왔다.
생각지 않게 소래습지생태공원을 한바퀴도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 관곡지 연밭은 지나면서 사진한장으로
구경 다하고, 주말을 맞아 꽃구경나온 사람들로 붐비는 연밭에는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하였다.
다음엔 인천대공원을 기약하면서 돌아오는길 --- 생각지 않은 장거리에도 발길질이 가볍기만 하였다.ㅎ
홀탱님은 이튿날 답사 다녀오겠다며 인천대공원을 혼자서 또 다녀왔다. 참말로 못말리는 홀탱님~!
물왕저수지 주변으로 잘 꾸며진 카페와 음식점들이 많았다.
그중에 베니스라는 카페는 간판으로 1호점 2호점하는것이 몇군데가 있는듯하였는데 홀탱님 그 간판을보고
베니스는 이탈리아에서는 베네치아라고 하고 베니스는 베네치아의 영어식 표현이라고 설명을한다.ㅎ
초록잎사귀대신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갯골의 고사목은 노란 리본의 염원을 바람에 실어보내고 있다.
시흥의 갯골생태공원과 소래습지생태공원을
돌면서 실컷 본 해당화꽃길에 노랗고 빨갛게
한창 익어가는 열매들이 꽃 만큼이나 이쁘다.
사진을 찍고 이쁜걸로 골라 두개를 따왓다.ㅎ
주말을 맞아 가족과 함께 탐방나온 사람들과
단체에서 탐방나온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우리처럼 탐방을 나온 사람들이 꾸준히
들고나는 생태탐방과 체험공원으로 잘 꾸며놓았다.
탐방로를 걸어가다보면 한쪽집게가 큰 농게와 칠게들이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에 바쁘게 들락날락 한다.
갯골의 습지에 난 풀이 갈대도 아니고 억새도 아닌 이삭의 모습도 갈꽃도 아니고 억새꽃도 아니고
꼭 옥수수 꽃처럼 생긴것이 이름을 모르는 풀들이 자라고 있어서 유심히 살펴 보았다.
이름을 아시는분 계신가요?
시흥갯골생태공원의 염전엔 봄에 건져낸 소금일지 소금가마니가 쌓여있고 물을 퍼올리는
수차의 모습도 보이고 주변엔 염생식물들이 자라고 있었다.
공원의 곳곳엔 사람들이 앉아 쉴 수 있는 원두막같은 모종들이 군데 군데 있어서 가족끼리
친구들끼리 찾아와서 갯골의 생태 체험이나 탐방을 해보는것도 좋을것 같았다.
시흥의 갯골생태공원의 생태체험길을 따라 가다보니 무슨 포구일지 포구의 모습이 보이고
멀리 소래습지생태공원의 모습이 보여서 흥분을 하면서 다리를 건넜다.
홀탱님이 참 희한하게 이쁘다를 연발하게 한 염생식물. 꼭 사진을 찍으라고 강추했었다.
해당화꽃이 필 때 꼭 다시한번 와야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이쁜 열매와 함께 기념사진 찍어달라는 홀탱님.ㅋ
풍차의 모습은 멀리서 기념으로 한장.
씨알 굵은 싱싱한 소라가 2킬로에 만원이라는데 군침만 삼키고 왔다.ㅎ
아침나절 들었다가 거의 다 빠져나간 갯골에 먹이를 찾는 새떼들이 모여들고 그중에 갈매기들의
끼륵대는 소리 귀가 따갑다.
관곡지 연밭엔 사람들로 복잡하고
관곡지 연밭을 지나 물왕교차로에서 조금 지나면 나즈막한 고개턱에 이런 표지판이 있다.
길옆 편의점에서 콜라한병사서 마시다가 길건너 보이는 그림에 홀린듯 길을 건넜다.
전에 포도 농장이 있었는지 아니면 지금도 골짜기 어디에 포도농장이 있는지 임시로 지어진
콘테이너박스에 그려진 그림이 눈에 띄어 사진을 찍겠다고 길을 건너니 홀탱님 눈을 흘기며
핀잔을 한다. 그거이 뭐 볼게 있다고 사진기를 들고 횡단을 하느냐? 고.
포도농장을 하며 그림을 그렸을 농장주인의 여유와 낭만이 이젠 쓸쓸함으로 다가와 바라보던
내 마음이 쓸쓸하더라~~~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서리 해 온 해당화 열매,
잘 익은 해당화 열매도 먹을만 했었던 기억에 익은걸로 골라 따 먹어봤더니
잘 익은 과육은 그럭저럭 먹을 만 했지만 발라먹기엔 과육이 너무 적어서
금방 껄끄러운 씨앗이 터져나왔다. 어릴적엔 그것도 맛있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으니 먹을것이 귀하긴 귀한 시절이었나 보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