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그런거 아녀?
날씨 무덥고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는데 태풍의 꼬리바람인지 바람이 있어
그닥 덥다는 생각없이 지낼 만 하다.
눈 깜짝하면 주말이고 새 달이 되고 반년을 표시도 없이 홀딱 까먹어버렸네?ㅎ
밤이 되어 휘영청 달이 밝아 달력을 보니 음력 보름이다.
홀탱님 주말인데 토요일날 하트코스를 이번엔 거꾸로 돌아볼까?
그려~!! 내일 아침 더웁기전에 일찍나서서 갔다가 집에와서 점심 먹읍시다.
일찍 자자는 홀탱님 먼저 들여보내고 ebs 고전영화극장에서 오드리햅번의 맹인연기가
돋보이는 어두워질때까지 라는 영화를 보고 날이 바뀐다음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짧은 잠 자리 모기의 습격에 선잠을 깼다가 다시 잤다가 비몽사몽 아침이 되니
찌푸드한 몸으로 아침을 먹는데 영 입맛이라고는 없다.
매일 먹는 반찬들 가짓 수는 많은데 딱히 맛있는 찬이 없으니 요런 걸 뭐라해야되나?
옛날 같으면 계란찜도 더덕구이도 구경하기도 어려워 어쩌다 먹으면 세상에 없는 맛
이었는데 지금은 흔한 찬이 되었으니 시큰둥 그저 그렇게 귀한줄도 별 맛도 못 느끼나
보다고 얘기를 주고 받다가 홀탱님 " 아니 오래 산 나도 그렇게 느끼는것 아녀?" ㅍㅎㅎㅎㅎㅎㅎㅎ
그렇게 아침밥을 먹고 자두와 물을 챙겨넣고 출발해서 안양천을 내려와 한강을 거슬러
탄천으로 들어가 양재천을 거슬러 과천 중앙공원을 거쳐 정부청사앞으로 고개를 넘어
안양천을 내려오는 시계방향으로 하트를 그렸다.
지난밤 밤과 낮의 기온차가 많았던지 안개가 자욱해서 가시거리가 짧고 답답했지만
역풍이긴 했어도 바람과 구름 때문에 시원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었다.
아직 장맛비로 인한 피해없는 한강의 풍경은 참으로 풍성한 초록과 진한 색의 여름꽃들로
그지없이 아름다웠다. 갈대와 억새의 군락도 좋고 백일홍꽃길과 노랑코스모스꽃길에
해당화 열매가 노랗게 익은 해당화꽃길에 막 피기시작한 배롱나무꽃과 조화롭게 가꾸어진
이름모르는 정원의 꽃들과 갖가지 야생화들까지 가장 왕성하고 아름다운 이십대의 청춘같은
무르익어가는 여름 한강의 풍경이 아름답다.
시원한 바람덕분에 가져간 자두도 물도 거의 그대로 되가져오고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저녁엔 닭복음탕으로 영양보충도 하고 수박으로 입가심까지 했으니 홀탱님 오늘은 밤에도
하트를 그려봅시다? 뭣이 밤낮으로 하트를 그리자고라~? ㅋㅋ
마트다녀오는 길 오후의 햇살을 품은 측백나무와 사철나무가 눈부시게 아름답다.
장가방을 내려놓고 다시 내려와 사진을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