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가른 날
4월19일 토요일.
장 가르기로 한 날인데 전 날 오후부터 거실에 딸린 화장실변기의 물탱크 물이
넘쳐 흐르기 시작한다.
일을 벌이면 꼭 따라 붙는 말썽쟁이 일거리들이 따라 붙는다.
이십년 가까이 말썽없이 지내던 집안의 설비들이 하나둘 노후되어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꼭 요즘의 내몸상태처럼 여기도 저기도 돌아가며 아픈 내 몸같다.ㅎ
홀탱님은 고장난 물탱크 부속품을 준비해 놓고 관리실에 연략을 하고, 나는 장가를 준비를 하기위해
아침일찍부터 서둘렀다.
전날 저녁에 담가놓은 엿질금을 걸러 찹쌀가루를 풀고 고춧가루와 메주가루 소금도 준비하고
찹쌀가루를 삭히어 식혜를 하고 한소끔 식기를 기다렸다가 메주가루와 고춧가루를 섞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어 담는다. 고추장을 담아내어 놓고 장을 갈랐다.
장에 띄운 숯과 붉은고추 대추와 지푸라기를 건져내고 메주를 건져 고추장을 버무렸던 함지박에
메주를 건져내고 간장을 고운체에 베보자기를 깔고 걸러 간장을 걸러내고 메주는 전날에 삶아
으깨놓은 콩과 선물로 들어온 표고버섯가루 500g을 같이 넣고 표고버섯 된장을 만들었다.
삶은 콩과 버섯가루에 간장을 넉넉히 넣고 두손으로 치대어 버무려 담아보니 양을 잰것도 아닌데
장을 앉혔던 항아리에 딱 맞게 채워진다. 기분 참 좋다.
홀탱님은 관리실 아저씨 심부름에 철물점을 두번씩이나 오가며 화장실 물탱크를 께끗이 수리하고
기분좋다 하니 홀탱님과 하이파이브로 기쁨을 나누며 서로가 수고했어요~! 당신!
장 가르는 사진을 못찍었네. 식혜를 끓였다가 간장을 끓였다가 토요일
두레미네 이웃님들께 죄송한 하루였다.
꿀꿀한 간장냄새가 베란다를 타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동네방네로 퍼져 나갔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