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동네 한바퀴

두레미 2014. 4. 15. 23:52

 

지난 일요일 김포갑문을 다녀오던길 신정교아래 운동기구에서

몸풀기 운동을 하다가 야생화를 심어가꾸는 화단에 해마다피는

삐비 생각이났다.

운동을 하다말고 화단으로 걸어가는 두레미를 보고 홀탱님

아니 운동하다말고 어딜 그렇게 씩씩허게 가시남?  별중각시야~

응, 그거 그거 뽑으러~ㅎ

그게 뭔데?

화단 한가운데로 성큼성큼걸어가서 살펴보니 벌써 쑤우~욱 올라온 삐비.

꼬투리만 겨우 내밀었을 때 뽑아야 야들하니 연해서 부드럽고 달착지근한데

벌써 불룩한 배가 쑤욱 올라온 삐비는 까먹기엔 세어버렸다.

그래도 아쉬움에 아직 덜 올라온것으로 골라 세개를 뽑아들고

개선장군처럼 홀탱님 앞으로 가서 이거봐~!  삐비야 삐비! 

삐비~ 근데 겨우세개야?

기념으로.

무슨 보물이라도 취한냥 조끼 주머니에 챙겨넣는 두레미를 보고 웃는다.

집에와서 잊고 있다가 늦게서야 생각이나서 꺼내보니 통통하던 삐비가

시들하니 통통하던 배가 홀쭉해졌다.

이리보고 저리보다가 부드럽고 뽀얀 속살을 빼먹던 기억을 상상하며

까보니 역시 세어버렸다. 단물이 잔뜩배여 야들야들 끊어질까

조심조심 꺼내먹을 시기가 지나서 솜털이 보슬보슬하다.

까벌려놓고 사진기를 들이댔다가 사진기만 제자리 해 놓고 삐비는

그대로 잊어버렸더니 홀탱님

아니 삐비는 이렇게 까놓고 왜 안 먹었네?  옛날 같으면.........ㅎㅎ

그렇지 옛날 같았으면 조금 세었거나 말었거나 일단 깠으면 씹어보기라도

했을텐데 두레미 이젠 식성도 사그러드나보다.

 

이튿날 아침 고요해진 집안에서 내다보이는 앞마당 나무들의 새순이

몽글몽글 녹색구름처럼 피어나는 모습이 이뻐서 창문을 열고 찍다가

머리를 빗고 조끼를 걸쳐입고는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푸릇하고 풋풋한 봄이,  봄내음이 물씬 나는것 같은 아침산책길이다.

 

 

 

 

박태기꽃

 

 

 

 

 

 

 

 

 

 

 

 

 

 

 

정원수로 심어진 주목이 곷을 피웠다.

꽃이지고나면 빨간 열매가 여는듯 한데 빨갛게 익은 열매만을 보았지

꽃이지고나서 어떻게 열매가 커가는지 아직 보지 못했다.

꽃이지고 열매가 여는건지 아니면 암꽃에 수정이되어져서 열매는 꽃이아닌 다른

자리에서 열리고 자라는지 꽃을 보았으니 꽃이 진 다음 나무의 상태를 살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