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봄이 성큼다가왔어요.

두레미 2014. 3. 25. 23:10

 

겨울과 봄의 기 싸움으로 날마다 불어대던 바람속에서도 봄꽃들이 피었습니다.

여기도 저기도 꽃소식이 들리고 내 주변에도 연하고 여린 색깔의 봄꽃들이 피어났습니다.

집 주변에 핀 노란 개나리와 막 꽃봉오리 터트리기 시작한 목련꽃 양지바른 담벼락에

붙은 벗나무는 벌써 하얀 팝콘처럼 꽃을 피워냈고요.  발아래 작은 풀꽃들도 봄바람에

아장아장 걸음마 시작한 아가의 발걸음처럼 꽃대를 흔들며 피어났더라구요.

시장을 다녀오다가 시장가방을 옆에 놓고 구부려 사진을 찍고 있으니 지나가시던

아주머니께서 "거게 뭐이 있는데 그렇게 엎드려 쳐다보우?"ㅎㅎ

풀꽃이요.   으~음.

 

 

 

앞마당 목련꽃의 오전과 오후의 모습.

 

자세히 보아야 보이는 측백꽃이 올해도 피었네요.

 

동네 교회석축에 핀 제비꽃

 

별꽃

 

꽃마리도 앙증맞은 꽃을 피우기시작했고요.

 

세상에나 라일락도 오래잖아 꽃을 피울기셉니다.

벌써 꽃대가 이렇게 쑤~우욱 올라왔으니요.

예전 같으면 5월에나 볼 수 있었던것 같은데~

 

우리집 베란다 화초들도 이젠 몸살이 끝났는지 새순들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제법 수형을 갖춰가고있는 향나무도 새순을 마구마구 피워내고요.

 

팔손이 묵은잎을 죄가 잘라냈다고 한소리 들었는데

밑에서 올라오는 새순은 벌써 잎을피웠는데 감감소식이더니

이렇게 이쁘게 손을 쑤우~욱 내밀어 인사를 합니다.

어찌나 반갑던지 날마다 들여다보았습니다.ㅎㅎ

 

 

애기단풍도

 

부겐베리아도 새싹을 피워내고요.

 

동내 자투리공원에 포도송이처럼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나무의 묘목을

회향목숲에서 뽑아다 심었더니 이렇게 자리를 잡아 올해 새순을 피웠습니다.

 

무성한 파키라를 해마다 싹뚝 싹뚝 인정머리 없이도 잘라낸다고 하지만

워낙에 잘 자라는 나무여서 한해만 자라도 천정을 닿을정도로 자라니

잘라내지 않으면 더 자랄곳이 없어서 해마다 이렇게 잘라주면 금방

새순이 올라와서 한여름 무성하게 자란 잎이 훌륭한 그늘도 만들어주고 넓고 푸른 잎으로

청량감도 주고요. 게으른 사람이 키우기 아주 좋은 화초입니다.

벌써 이렇게 사춘기 소년의 얼굴에 난 여드름처럼 뽀도록 새순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ㅎ

 

 

 

겨우내 먼지 쌓인 유리창을 닦아내고나면 내 마음을 닦아내기라도 한것처럼

개운해서 그 뿌듯하고 개운함이 오래 갑니다.ㅎㅎ

 

살림쟁이 아짐이 동선따라 즐기는 봄, 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