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타는 주제에~
정월 초하룻날 명절 떡국을 맛있게 먹고 아이들과 세배를 받고
세배돈을 주며 덕담도 나누고나니 마음이 널널해져서 밖을보니
하늘도 배시시 깨어나고 날씨는 봄날씨처럼 온화하니 자전거를
타고 김포갑문이나 갔다오자고 나선길에 김포갑문까지 갔더니
아라뱃길로 연장해보자고 해서 핸들을 돌려 아라뱃길로 향했다.
지난 늦가을을 끝으로 아라뱃길 달려본지도 오래 되었다며 상큼
하게 페달을 밟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며 나오길 잘 했다고
한가한 길을 여유롭게 달리는데 가끔씩 오가는 사람들도 역시
한가로운 페달질로 속력을 내는 사람들이 없어서 쾌적했다.
한참을 가다가 굴포천 오르막을 넘어서 내리막을 내려섰는데 앞서
가던 한 사람도 여유롭게 바퀴를 굴리고 있었다.
오가는 사람도 없었지만 우리는 자연스럽게 중앙선을 살짝넘어 추월
을 했고 뒤쫓아오는 홀탱님을 생각해서 여유거리를 유지하며 주행
위치로 돌아왔다.
추월을 하면서 앞서가던 사람의 자전거바퀴의 림이 하얀색이어서 유독
눈에 띄었고 속으로 저 햐얀 림이 깔끔해서 보기는 좋은데 참 부담스럽
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추월을 했다,
그런데 조금 지나서 뒤에 있던 그사람 갑지기 오른쪽 보행로쪽으로 바짝
붙어 위협적으로 들이대고 요란하게 벨을 울려대며 추월을 한다.
옴메나! 깜짝이야~ 화들짝 놀라는 마눌을 뒤에서 지켜본 홀탱님
"기본을 지켜야지."
"그러게, 알만한 아저씨가 그러네." 하면서 한마디씩 하고는 계속 가는데
앞서가던 아저씨 자전거를세우더니 계속가는 우리를 삿대질로 불러세운다.
그 자세가 하도 거만스러워서 우스꽝스럽기까지 했다.
어이가 없었지만 멈추었더니 홀탱님과 그 남자는 언성을 높이며 말싸움이
시작됐고
" 나 성깔 있는 사람이야."우걱우걱~눈을 부라린다.
홀탱님도 지지않고
"나도 성깔 있어요. 기본을 안지킨 사람이 누군데?"
"나 자전거 15년 탄 사람이야. 아~아 알았으니까 가요 가~에이 정초부터~"
"우리도 자전거 탈만큼 탔고 4대강종주도 했어요."
그래서 다시 출발했고 그 남자 휭하니 앞서가며 똥차 타는 주제라며 한마디
던지듯하며 앞서가니 두레미 속이 확 뒤집어졌다.
"아니 자전거만 좋은거 타면 다인줄 아나보네."
앞서가던 남자 다시 자전거를 홱 세우더니 또다시 우리를 불러 세운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멈추었더니 아까보다 더 우걱거리며 허리에 양손을 치켜
세우며 다짜고짜 욕을 했다고 따지고 든다.
홀탱님 큰 목소리(선생님이라는 직업 목소리크다.)가 더커지며
"아니 누가 욕을 했다는 거예요?"
"내가 아주머니 욕하는걸 분명히 들었다고."
가만히 지켜보던 두레미가 나섰지요.
"아니 아저씨 내가 욕을 했다구요?"
아니 이아저씨가~ 홀탱님 처음 상황부터 다시 차근차근 얘기를다시 시작하자
그남자 "아 알았어요.그얘긴 그만 합시다. 그건 내가 잘못 했어요. 그렇다고
뒤에서 욕을 하니까 내가 그러는것 아니요."
"우리는 분명히 욕을 안 했습니다. 복장도 제대로 갖추지않고 편안한 복장으로
다니니까 깔보는 겁니까?"
"아니 그런건 아니고 아저씨가 욕을 안했으면 됐고(아주머니에서 아저씨로 바뀌었다)
나는 내가 잘못 들었는지 모르지만 욕을 하는 것으로 들었어요.
아참 사업하는 사람인데 우물쭈물하며 정월 초하룻 날 부터 액땜한셈 칩시다.
"아저씨도 기본은 지키시고 자전거 조심해서 타세요." 하고는
그 남자는 오던길을 되돌아갔고 우리는 가던길을 계속해서 갔다.
그런데 말이지 말싸움을 해봐야 우리가 잘못한게 있어야 말이지?
우리는 정월 초하룻 날 부터 벨일이 다 있다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이봐 두레미 자전거좀 좋은거 타고다녀~
이봐요 홀탱님 옷좀 좋은것 입고다니세요.농을 주고 받으며 낄낄거렸지만
마음은 영 산뜻하지가 않았다.
정월 초하룻 날에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