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라는데)저녁에~

두레미 2014. 1. 10. 21:09

 

 

 

 

 

지난 연말부터 손가락마디마다 영 원활하지를 못하고 뻑뻑한게 부자연스럽더니

친정어머님이주신 가래떡을 새해첫날 설맞이 떡꾹을 끓여먹을 요량으로 떡썰기

를 하였지.  쫄깃하게 굳혀야 썰기에 좋다고 뒤 창고에 며칠을 두엇다가 떼어내

보니 알맞게 잘 굳어있네.  굵고 먹음직스런 가래떡을 반은 떡살로 반은 떡볶이

용으로 썰었지.  다 썰어놓고 뿌듯한 마음으로 떡국떡은 물에 담구어 불리고 떡

볶이떡은 냉장고에 보관하고~

설날 맛나게 떡국을 먹고 자전거 나들이도 하고 그렇게 새해 하루를 시작했지.

그런데 검지손가락이 퉁퉁부어오르더니 구부리기도 힘을 주어 주방일을 하기도

어려워 생활하기에 영 불편한거야.  집안일 특히 주방의 일이라는게 무거운 솥에

냄비들을 서너깨씩 닦고 말려 거두는일이 은근히 손가락 힘이 많이 드는일이라서

손가락 마디가 자꾸만 궁시렁거리듯 시위를 하듯 가끔 뻣뻣하게 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슬그머니 잦아들어서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는데 오랫동안 화를 풀지 않는

거였어.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 외과에 갔더니 이리저리 사진을 찍어보시고는

별 문제는 없어보이니 염증치료약을 며칠 먹어보라는거야.  다행이다싶어서 약을

타와 며칠을 먹었더니 통증도 뻣뻣함도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은근한 속삭임처럼

느껴지는 무엇이 있어서 다시 한번 외과에 갔더니 물리치료만 해주고 손을 무조건

쉬어주라는 처방만을 해 주시네. 홀탱님 저녁밥을 먹는 밥상에서 엄마가 손가락이

아프니 저녁에 야식먹은 그릇들은 너희가 깨끗이 설거지 해 놓도록 해라.

그 다음날 아침부터는 부엌의 개수대가 말끔한것이 아침짓는 시간이 널널하더라구.ㅎ

방학기간이라 보충수업이 끝나면 일찍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하니 설거지 감도 많이 나오는데 홀탱님 팔 걷어부치고 방학동안 설거지 담당하겠

다고 나서네.  아니 이런 황송하고 감사할데가......

밥을 먹고나면 진작부터 그랬던것처럼 자연스럽게 설거지를 시작하는거야.

마침 들어온 딸램, 열심히 설거지하는 아빠를보더니

"아빠 멋져!"

"그래 너도 나중에 아빠같은 남자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아라~!"

 

오늘 불타는 금요일이라는데 아이들은 두놈 다 저녁밥먹고 들어온다하고 둘이서

저녁밥을 먹고 홀탱님 당연한듯 설거지를 시작하네.

그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말야...........

 

행복한데 왠지 쓸쓸해지는 이 감정은 무엇일까?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