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박지 (김치)
석박지 김치를 담갔습니다.
석박지가 어떻게 이름지어졌는지 찾아보니 여러 말들이 있네요.
해서 제가 알고 있는 뜻을 적어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석박지는 김장김치를 담글 때 배추 김치를 버무리고
남은 양념에 손바닥 만한 크기로 큼직큼직하게 썬 무를 버무려 배추
김치 사이사이 박아 익혀지면 배추김치를 꺼내 먹을 때 석박은 무김치
한두쪽을 같이 꺼내어 먹던 기억입니다.
그렇게 석박아진 무김치 자체로도 맛있지만 배추김치를 더 시원하고
맛있게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게 먹던 석박지 김치의 맛이 그리울 때 따로이 무와 배추를 섞어
완전히 양념을 준비하여 석박지 김치를 담가 먹었지요.
가을 무가 한창일 때도 좋고 김장김치에 하던 대로 같이 석박아 익혀
먹어도 좋고요 여름 무의 매콤 쌉쌀한 무를 쪽파와 같이 섞어 새우젓
간을 하여 익으면 맵고 쌉쌀함은 가시고 시원하고 달큼한 또 다른 맛의
석박지 김치가 됩니다.
깎뚜기와는 다르게 무를 손바닥만큼씩 큼직큼직하게 썰어 배추나 쪽파를
섞어 담그어 익혀먹는 석박지 김치. 여름철 별미 김치입니다.
요즘처럼 성능 좋은 김치 냉장고가 있는 시절엔 사시사철 석박지의 맛을
즐길 수 있겠습니다.
간단한 장거리를 적어 나갔다가 큼직한 무를 보니 석박지 생각이나서 덥썩
큰 무 네개를 담아왔습니다.
하여 부랴부랴 찹쌀가루 풀어 불렸다가 풀국 끓여놓고 대파 다듬어 푸른
이파리 절여 놓고 무 다듬어 쑹덩쑹덩 썰어 절여놓다가 석박지 소개를
해보기로 합니다.
큼직한 무가 얼마나 좋던지 그 모습을 보여드렸어야 되는데 다 썰어놓고서야
생각이 미쳤습니다.
간이 배이면 저온에서 일주일 이상 서서히 익혀야 제 맛이 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