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기울었던 해가 점점 동쪽으로 자리를 옮겨가고
햇빛은 더 강해진다.
겨울동안 성장을 멈추었던 셀렘잎이 피어나고
어두운 스치로폼 상자안에서도 봄을 알아차렸던 토란은
작은 화분에 홁을 채워 심었더니 잎을 틔워냈다.
물방울 굴리기 놀이를 할 수있을것 같다.ㅎㅎ
아라뱃길의 서해갑문 모습이 멀리 보인다.
아직도 공사중이어서 갑문까지 갈 수없어 멀리서 사진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보름 사리라서 출렁이는 봄 바다를 보러 달려왔건만~
맞은편 인천쪽에서도 사람들이 옹기종기 아쉬움을 달래며
웅성거리고 있다.
돌아오는길 곳곳의 쉼터와 공원들 그리고 여러가지 조형물들
그런것들에는 별 상관없이 열심히 앞으로 앞으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따라 나도 열심히 앞으로 앞으로 페달을 밟는다.
그저 오월의 햇살과 바람과 푸르른 초록만을 즐긴다.
건전한 취미생활과 운동으로 건강한 육체와 정신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사는것
그 이상 아무것도 부러울것이 없단다.
지난 토요일 어린이날에 직장동료들과 산행을 갔다가 얼근하게 취해 현관을
들어서는 남편은 몸을 가누며 거수를 한다.
"충성~
사랑하는 아내님 덕분에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잘 다녀왔음을 보고합니다." ㅎㅎㅎ
하루동안의 일과를 언제나 꼼꼼히 얘기하는 남편이고 나는 꼼꼼히 들어준다.
그러므로 아내는 남편을 믿고 남편은 아내를 고마워한다.
서로에게 길들여지고 길들이며 사는것인가 보다.
자기 자신과 남편과 아내에게 서로 충성하며 사는것~
이튿날 남편은 아침일찍 일어나 아내에게 충성한다며 바람을 쐬러 나가자한다.
자전거에 바람을 넣고 간식 챙기고 오월의 아라뱃길을 달려보자고~
오래 걷는것은 힘이들어도 자전거타기는 무리가 없으니 흔쾌히 남편과 함께 나섰다.
봄바람이 조금은 세찼지만 힘든줄 모르고 아라뱃길을 달렸다.
앞서가던 남편이
"아무리 친하고 좋은 사람들과 다녀봐도 자기만큼 정답고 편안한 사람은 없어."
충성~!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고마워요. 당신
사랑해요. 당신
당신에게 충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