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벌초를 다녀와서

두레미 2010. 9. 8. 10:37

 

 

 

 

열대 우림같은 날씨가 계속되는 여름의 막바지 추석 명절이 코앞인데

태풍소식에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이어진다.

쨍쨍한 한낮의 뜨거운 햇볕에 소나기가 내리면 세상은 한증탕이 되어버린다.

태풍 덴무에 이어서 말로가 북상하고 벌초는 가야하고 비구름은 몰려 다니고

아침 일찍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발해 고속도로와 국도를 오가며 조상님을 뵈러간다.

자연에서 와서 자연으로 돌아갔건만 아직도 연을 잇고 계시는 조상님들

형상은 사라졌으나 우리들의 정신과 일상에 밑거름처럼 존재히신다.

끝없이 이어지는 자연의 순환구도에 인간의 인위적인 개입으로 그 질서에 트러블이 생기고

자연은 파괴되기도 하고 틀어지기도 하고 돌연변이가 되기도한다.

인간들의 이기심에 의해서~

 

다행히 도로는 소통이 원활해서 고향에 도착하니 햇빛이 뜨겁다.

마빡 뎌 벗어지게 생겼다.ㅎ

충청도에 가면 충청도 사투리를 써야한다. 아니 자연스레 나온다.

마을 입구에서 만난 동네 오르신들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에 계신다.

"오늘 무척 뜨건 날여~"

"올해는 궂은 날이 많혀서 그런지 풀들이 무성혀."

"호랭이 새끼 치게 생겼당게."

 

산소에 올라가니 길이 없어졌다.

여지껏 다녔어요 정말 올해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억새며 며느리 밑씨개 덩굴이며 갖가지 잡초들이 어우러져 이건 정말 열대 우림을 방불케한다.

정말 호랭이 새끼쳐도 모르게 생겼다.

밤나무 밭을 지나야 갈 수있는 산소는 밤나무밭 주인과 같이 노쇠하고 늙어져서 관리가 되지

않는 탓에 나무는 고목이 되어가고 풀은 무성해서 페 자연이 되어가고 있었다.

북향으로 자리를 잡으신 우리 조상님들의 산소가 더욱 유난했고 다른 곳의 산소들도 올해

풀들이 더 무성한것 같다.

이제는 연세가 들어가시는 어르신들조차

 "무슨 대책을 강구허야혀."

"해마다 이게 참 큰일여. 조상님 모시는 방법을 생각혀 봐야 혀."

"이제는 장묘 문화도 바뀌어야 된다니께. 앞으로 도시서 나고 자란 사람들이 이런 문화를

이해 허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관심있는 사람도 없을겨. 과감허게 바뀌야 혀."

"우리도 이저는 나이가 들으니께 벌초허기도 심들고 자식들 시간 내기도 심들고 그러니께

지금은 여기서 살지 않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행을 헌다니께. 그것이 요즘 추세여~"

 

한집 걸려 한집이 홀로사시는 8~9십대 할머니들이시고 할아버지 몇분이고 그나마 젊은 사람들은

읍내에나가서 이이들 교육을 시키며 농사일만 하러 낮에 왔다가 저녘이면 돌아간다.

7십대 아저씨가 젊은이인 농촌은 사람들과 함께 늙어가고있다.

과학의 발달이 어쩌고 해도 기초 과학산업인 농업의 발전과 육성이 없이는 모래성에 불과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정말 돈은 먹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날이 오고서야 정신을 차리게 될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