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 바란다.
두레미
2010. 4. 1. 14:22
온통 세상이 우울한것 같다.
아스팔트의 빗물을 가르는 자동차 바퀴의 소리도
멀쩡한 놀이터를 다시 꾸민다고 쾅쾅거리는 소음도
자질거리는 빗소리도 우울하게만 들린다.
좀체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아들이 부대에 복귀하며
아~ 정말 들어가기 싫다.며 집을 나섰는데
오후6시 부대에서 전화가 왔다.
태평이 몇시에 출발 했습니까?
2시 15분에 출발 했습니다. 양구에 도착하면 전화 하고 일찍 들어가라고 했는데요.
네. 알겠습니다.
아직 전화도 없고 아무도 연락 받은 사람이 없다고 해서 연락 드렸습니다.
아이고 천하에 태평헌놈 같으니라구 옆에 있으면 꿀밤이라도 한방 먹여주고 싶은데
자벌레처럼 몸을 늘이며
들어가기 싫다던 그말이 너울같은 파도처럼 자꾸만 밀려갔다 밀려온다.
오후8시 40분쯤 아들이 전화를 했다.
소대장님께서 전화 하셨다길래 걱정하실까봐 전화드렷습니다.
병주고 약주는 아들에게 그래도 저녘은 먹고 들어갔니? 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얼마 남지 않은 군 복무 헤이하지 말고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잘 하고 무사하게
제대 할 수 있도록 하라고 당부한다.
언제나 물가에 내놓은 어린아이같은 자식에 대한 마음을 어찌 할까나.
이세상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는 질긴 인연
아름다운 추억이 더 많은 아름다운 인연이 되기를 바라며
이 천하에 태평한놈아~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걸 항상 명심하고
네 평생이 그렇게 천하 태평하고 근심 걱정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