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창고

간장 담근 날

두레미 2010. 3. 12. 10:04

 

 

 

장을 담그려고 준비를 해놓고 날씨가 좋지를 않아

미루고 미루고 지난주에는 일주일 내내 비가 오락가락

하더니 이번주는 춘삼월 폭설이란다.

노란 봉오리를 부풀리던 개나리 산수유가 눈의 요정이

휘두른 요술봉에 에~ㅅ취.

온 세상을 하얗게 피운 눈꽃은 봄 꽃보다 더 빨리 시들었네.

 

햇볕좋은 날 어제 생수를 사고 소금을 사서 소금물을 풀어놓았다.

간수 잘 빠진 고슬고슬한 굵은 소금 3kg에 1.8L 생수 8병이면

우리집 항아리에 딱이다.

깨끗이 씻어 말린 항아리에 흐르는 물에 먼지털고 씻어 바짝 말린

메주를 차곡차곡 넣고 체에 받혀 소금물을 붓는다.

그리고 붉은 고추, 숯, 대추, 지푸라기 몇토막과 통깨를 동동 띄워주고

햇빛과 바람으로 온도를 잘 맞추어야 한다.

온도를 잘 맞추는것은 매일 매일 돌보는 정성이다.

이물질과 빗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살피고 관리를 해야 한다. 

 

우리집은 장독에서 봄이 시작된다.

장이 익어가면 봄도 무르 익겠지.

하얗게 장꽃이 피기 시작하면 개나리 산수유 벗꽃이 우르르 함께 피어

장독대에도 세상에도 꽃 천지가 되겠지.

꽃비가 내리면 우리 장꽃도 걷어내고 장을 갈라야지.

봄을 갈라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