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꿈을 꾸었다.

두레미 2010. 3. 5. 17:50

 

 

 

꿈을 꾸었다.

 

사람의 발길과 문명에 때 묻지않은 곳

꿈속에서도 이곳이 샹그릴라 같다는 생각이들었다.

노 부부가 사는 골짜기 깍아지른듯한 봉이 통째로 집인

계곡사이로 비치는 햇빛이 눈부신 경치였다.

노 부부를 따라다니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며

감탄사를 연발했었는데 내용은 다 잊어벼렸지만 투박한

할머니의 말씀에 공감을 하며 나의 노후이고 싶다는 생각

오지지만 노부부의 이런 삶이 참 행복이라는 생각을 했었던것 같다.

너무나 복잡한 요즘 세상에서 벗어나 훌쩍 시공을 건넌듯한 세계에서

생활의 불편이나 외로움보다는 동경과 꿈처럼 느껴졌다.

문밖의 벽을 타고 뻗어있는 포도나무에 까맣게 말라 건포도가 된 포도송이들이

간간이 달려 있어서 아니 이포도는 왜 따지 않고 그냥 두었을까?

그중에 알이 큰 것으로 하나 따서 한 임 깨물으니 쫀득하게 뜯어지며 하얗게

분이 번지는 것이 아직까지 맛보지 못한 진한 포도 맛이었다.

꿈속에서도 그 맛과 입에 베어물던 그 감촉이 생생하다.

내가 그 포도를 따서 한입 물자 뒤 따라오시던 할아버지께서 하시는 말씀이

그것은 할머니가 겨우내 먹을 겨울 간식이라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더 따 먹고 싶었지만 그냥 구경만 했다.

이리저리 안팎으로 다니시며 설명을 하시던 할머니의 말씀을 들으며 나는 꿈속에서도  

할머니 말씀은 툭~툭~ 콩깍지를 터트리고 나오는 잘 영글은 콩알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연 처럼 살아가는 노 부부의 모습에서 덩굴에 매달린채 건포도가 되어 할머니의

겨우내 먹거리가되어지는 건포도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나 허울이 많은 세상에서 진정으로 꿈꾸던 샹그릴라를 꿈을 통해 보여주며

휘황한 세상에서 오지처럼 느껴지던 내 자신을 스스로 다짐하게 하는 꿈이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