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가족모임(나눔의 다리)

두레미 2009. 8. 10. 11:03

 

 태풍이 지나간 팔월의 하늘은 아름답다.

검은 구름과 흰구름이 뭉게뭉게 떠있고

대기의 불안정으로 바람이 휘몰아치듯 불어대서

가시거리가 길어 시원하다.

세상과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

사람들은 원래의 목적에 아름다움을 더했다.

그 다리로 사람과 인정이 오가고 문명과 문화가 오간다.

눈에 보여지는 아름다운 조형물의 다리가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보이지 않는 다리는 있다.

시각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나눔의 다리.

가족간에 이웃간에 친구간에 동네간에 나라간에 세대간에~  

 

 지난 주말에 우리 가족의 단촐한 가족 모임이 있었다.

그동안 학비 지원 유학을 위해 공부하던 조카가 드디어

학비 전액 지원 장학금으로 미국의 뉴저지 주립대로 유학을

갈 수있게 되어서 축하겸 어머님 생신을 겸해서 모였다.

어머님 생신은 일주일이나 남았지만 오늘 떠나는 조카에게

가족들의 축하와 응원의 모임이었다.

"생신 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생신축하 합니다~

사랑하는 ㅇㅇ이도 함께 축하 합니다~"

"아니예요. 아니예요. 저는 아직 축하 받기 일러요.

앞으로도 어려운 일들이 아직 많은데요."

" 아니야 이렇게 선택받은것으로 충분히 축하 받을만해.

가서 건강하게 염원했던 공부 훌륭히 마치고 돌아오기 바란다."

"예 이렇게 가족들의 응원이 있으니 든든해요."

가족들의 덕담이 이어지고 분위기가 무르익어도 할머니께서는

멀리 떠나는 손녀가 걱정이다.

낯선곳에서 지낼걱정 공부만 하다 혼기를 놓칠까봐 걱정 ......

"야이 너는 공부도 좋지마는 그동안 그만큼 안가본 나라 없이

돌아댕겼으면 됐지 또 무슨 공부릉 더하겠다고 그 먼 나라를

가느거여. 보고 싶어서 어쩐다냐 얼굴이 보고 싶어서~

그러다가 시집은 언제 가~"

"할머니 저는 공부가 더 좋아요."

"ㅉ~ㅉ~"

 가족들의 모임을 마치고 일요일날 오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한강엘 나갔다.

전형적인 팔월의 하늘이 아름다워  카메라를

가지고 나섰다.

맑고 깨끗한 대기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뭉게 뭉게 떠있는 구름처럼 마음도 둥실 둥실

날아 다니는듯 하다.

 

 안양천 입구에서 안양천을 건너 행주대교로 가는 다리.

아직도 여기서부터 행주대교까지 이어지는 한강변엔 어런

철책이 쳐져있다. 예전에는 철망까지 쳐있고 군데 군데

군인들이 경비초소에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민간인은 접근 금지 구역이었지만 지금은 철망은 철거되고

철책만이 남아있다.

이 철책도 조만간 철거될것이다.

군용트럭과 자동차가 다니던 길은 지금은 자전거 도로가 되었고

행주 대교 밑의 넓은 둔치는 출입 금지구역에서 생태 습지 공원으로

가끔 군인들의 훈련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행주대교 남단에서 본 북쪽의 모습들.

북한산이 코앞이다.

 

 행주대교에서 올아오며 찍은 모습.

공항 철교가 거의 완성되어진 모습과 북한산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안양천을 거슬러 기아대교 가는길에 하얀 구름이

꼭 여름철 많이 먹는 팥빙수의 얼음 빙수를 소복이

쌓아놓은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검은 구름이 조금씩 밀려 오더니

축구장의 모래를 쓸어 올리는 회오리 바람과 함께

갑자기 비구름을 몰고 온다.

심상치 않은 기운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지만 도중에

쏟아지는 소나기는 다리와 다리 사이의 불과 50여미터에

옷을 흠뻑 적신다.

에이구~

물에 빠진 생쥐꼴이 되어버렸넹.

다리밑에는 지나가는 비를 피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어제의 그 많던 뭉게 구름은 다 어디로 가고 오늘 아침 하늘은

맑고 푸르다.

게으른 낯달이 아침 햇살에 하얗게 질려 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