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흔히 먹는 약 때문에

두레미 2008. 12. 3. 13:59

 

 

차라리 내가 아프고 말았으면.

일요일 저녘 몸살 감기 기운이 있다고 약국에서 약을 사다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던 딸이 새벽녘에 일어나 찔찔 거린다.

왜 그러니?

엄마 나 눈이 안보여.

뭣이 왜 눈이 안보여.

몰라. 어제 약을 먹고 잤는데 점막이라는 점막은 다 부어오르고 눈은

붙었다 떨어지면서 너무너무 아프고 눈이 안보여.

마음이 급해져서 허둥대다가 차분히 상황을 되집어보았다.

약국에서 사온 약의 설명서를 읽어보고 증상을 살펴보고 응급실을 가야

할까 아니면 기다렸다가 내과를 가야할까 상의끝에 기다렸다가 내과를

가기로 하고 아침을 정리했다.

눈도제대로 뜨지 못하는 딸은 봉사나 다름없고 손을 잡고 내과 진찰을

받아보니 약으로인한 알러지 때문에 점막이 붓고 상했다는 소견서와 처방

을 받았다. 눈의 통증도 아마 같은 현상일거라며 안과를 소개받아 안과에

가니 각막이 모두 벗겨지는 상처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운 통증이 있을거라고

응급 상황이라며 절대 비비거나 보는것은 불가능하다고 두꺼운 거즈로 두눈을

완전히 봉해준다.

단순한 상처가아닌 몸의 이상 반응으로 생긴 부작용이라서 며칠이갈지 길면

일주일 이상이 걸릴지도 모른다니 에고 바쁜 기말에 마음이 복잡하다.

아이 아빠는 걱정이된다고 평소보다 일찍 들어오고 수시로 전화를한다.

내과로 안과로 더듬거리며 병원을 다니고 눈도 안보이지 점막이 헐어 아무거나

먹을 수도 없으니 식사도 신경써야 하지  차라리 내가 아픈게 편하지.

아프다고 찔찔대니 마음도 바쁘고 시중들어줘야하니 몸도 바쁘고 식구들 걱정에

말대꾸 해줘야지.

오늘 안과에가서 안대를 풀었는데 이제는 목이 아프다고 이비인후과 진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이비인후과에 가니 목도 약에의한 알러지 때문일거라고 치료

만 해주고 약은 내과 약으로 충분 하다며 가글만을 주신다.

이상반응이 있는 약은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 약을 처방 받을 때 참고하라고

하시니 한방 과립으로된 패독산이라는 약을 기억해 두어야한다.

일상으로 먹는 감기약으로인한 부작용이 이렇게 심각할 수도 있다는것을 알았다.

우리의 일상중에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겠지만 딸아이한테는 기말 시험기간이라는

소중한 시간인데 그 시간을 그냥 일어버리는 시간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