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 차이
직선적이고 솔직한 남편과
웬만해선 속내를 잘 드러내지않는 아내.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남편은 망설임이 없습니다.
반면 아내는 관망하며 재고 또 재 봅니다.
참 잘 맞지 않을것 같은 두 사람은 상대방을 장점으로 생각합니다.
인연이겠지요.
남편은 며칠 전 팔꿈치 엘보가 왔다며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하였습니다.
성격에 맞는 운동을 좋아해서 테니스에서 배드민턴으로 운동을 바꿔 배드민턴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런 그가 엘보가 왔으니 몸살이 날 지경이지요.
자전거타기 등산이라도 해야 된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어제그제 오후 집안일을 마치고 안양천 노을을 찍어볼까 몇장남은 필카를 챙겨들고
나서려는데 일찍 들어 옵니다.
꼼짝없이 같이 나가게 되었네요.
주머니에 넣은 자동 필카를 그냥 넣은채 갔습니다.
남편이 오는바람에 시간이 지체되다보니 해는 벌써 지고 쌀쌀한 바람만 불어댑니다.
한강 합류 지점에 다다르며 행주대교까지 갈 수있냐구요.
이왕 늦은거 밀어붙였지요.
에구 그런데 바람이 점점 게세지고 쌀쌀해지는겁니다.
꼬부랑 꼬부랑 페달을 밟으며 속으로는 '행주대교까지 가면 뭔 상이라도 주나 뭔 고생이지'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고 회차해 돌아오는길엔 가로등 불빛이 찬란합니다.
나갈때 마주치던 바람은 뒤에서 사정없이 밀어대니 다리의 노고가 줄었습니다.
세찬 바람때문에 깨끗한 대기로 저녘노을도 시릴 만큼 맑고 깨끗합니다.
시린 하늘빛도 어둠에 묻히고 불빛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빨간색 아치를 얹은 방화대교를 지나고 공항철교를 지나자 가양대교가 아직도 은은한 조명에
비단옷을 감싼듯이 어두운 강에 드리우듯 합니다.
한참을 바라만 보다가 카메라 생각이 났지요.
앞에가는 남편을 불렀지만 바람소리때문에 듣지 못하고 열심히 페달만 밟습니다.
자전거를 세우니 강물은 성난 짐승처럼 교각에 부�히며 으르렁 거립니다.
일렁이는 강물에 반사되는 빛과 원래의 조명이 어른거려 마치 비단 옷 자락이 너울대는것 같습니다.
다리 사진하나 찍고 곧게 뻗은 가로등을 하나 찍고 출발하니 남편모습은 사라졌네요 이크.
곱은 손으로 느리적거리느라 더딘 시간에 얼마쯤 갔을까 되돌아오겠지.
한참을 가니 헐래벌떡 되돌아오는 남편의 모습이 보입니다.
'야! 두레미 어떻게 된거야~ 한참가다가 뒤돌아보니 안보여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어디서 고꾸라진줄
알았네. 이렇게 사람 놀래켜도 되는거여. 왜그랬어?'
'우헤헤 가양대교 조명이 이뻐서 사진 찍었어.'
'뭣이 사진기를 가지고 왔었단말여. 근데 왜 말 안했어. 운동하러나온게 아니고 사진찍으러 나왔구먼.'
'말 했어봐 ~............'
남편의 잔소리를 노랫소리 삼아들으며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어제 또 남편은 해질녘 자전거를 타고 나갑니다. 극성스럽게.
주저함이 없는 극성스러울 만큼 진취적인 그의 성격이 부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