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아직 때가 아녀요.
지난달 중순쯤 친정 나들이를 하였다.
홀로 집을지키시던 노모께서는 반색을 하신다.
사그러들기 시작한 마당 구석의 꽃밭처럼 어머니의 모습도
볼 때마다 사위어가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당신이나 자식들의 소원처럼 깨끗하고 온전하게 늙기를 소망
하지만 누가 장담 할 수 있을까.
칠 남매 건사히시느라 몸에 배이신 바지런함은 이제 느긋하고
여유로움으로 당신 자신을 돌보며 사셔도 되건만 쉽사리 떨쳐
버리지 못하신다.
자투리 땅을 일구시고 바쁜 이웃들의 청을 거절하지 못하시고
더 나이드신 동네 어르신들의 �음을 참지 못하신다.
극성스러우리만치 나서서 챙기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높이 치하하지만 시기하고 질투하는사람들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사람들때문에 상처받는일도 많다.
자식들도 찬성하며 적극 이해하고 도와드리는 자식과 마뜩찮게
여기는 자식 의견들이 서로가 다르다.
하지만 아직까지 건강하시고 당신께서 스스로 즐거움으로 하시는
일이시니 존중해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
남편의 오랜 병수발에서 벗어났지만 허전하고 무거운 마음의
무게에 힘들어 히시던 어머니 그 무게가 서서히 가벼워 지면서
새로운 생활에 날개를 다신듯 했다.
그 동안의 힘든 노고와 희생에 보상이라도 받는듯 씩씩하고 밝고 활
기찬 생활을 찾아 가셨다.
자식들에게 그보다 큰 감사와 위안은 없다.
오랫만에 어머니와 그동안의 얘기를 나누고 식성 까다로운 사위를
위해 준비하신 저녘 찬거리를 뒤로하고 어머니께서 좋아하시는
음식을 대접해 드리기 위해 음식점으로 모셨다.
고맙고 자랑스럽게 따라 나서시는 어머니 모시는 우리가 더 행복하다.
"동네 사람들이 부러워혀. 자식이 많아도 속 썩이는 자식없고 번갈아
가며 찾아와서 맛난거 사 드리니 좋겄다고. 하두덜 부러워 혔사니께
어쩔땐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당게."
그런 노모께서 전화를 하셧다.
"금초하러왔다 지나걸랑 나 없어도 들어와서 지난번에 빠트리고 못준
것들 챙겨 가거라"
"엄마 어디 가셔?"
"응 별거 아니고 읍내 병원에서 큰 병원에 가서 진찰 받아보라고 소견서
써주네."
"엄마 큰병원에 가보라고 소견서 써준거 보니 별거아닌게 아닌것 같은데"
"아픈디는 없는디 한달 전부터 계속 설사를 혔샀네. 그려서 병원갔더니 큰
병원에 가보라고혀. 원장님헌티 그냥 며칠 입원혀서 조용히 치료 받으면
안되것냐구 혔더니 야단허네. 요새는 약도 좋구 기술도 좋으니께 별일 없을겨"
자식들 걱정할 까봐 혼자서 병원다니시면서 검사 받으시고 소견서 받으시고
고통과 두려움을 혼자서 감내하신 늙으신 어머니.
금초하러온 아들들이 알게되고 자식들의 합동작전은 개시되었다.
가족 카페에 작전 개시가 뜨고 실시간 중계가 이어진다.
대전 대학병원에 예약이 되고 진찰이 이루어지고 위선종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감사합니다. 놀랜 가슴을 쓸어내린 자식들.
며칠 입원하여 레이저치료로 간단히 치료 할 수 있다고 한다.
병실이 없는관계로 4일날 입원예약을 해놓으시고 집으로 도착하시자 전화를
하셨다.
"레미야 나여 집에 안 들리고 그냥 갔네. 내가 광에 준비해놓고 이웃집에 부탁해
놨는디 와보니께 그낭 있구먼"
"잉 엄마 감사합니다. 조상님이 도우셨나 항상 베풀고 사시니 복 받으셨지.
엄마가 안계시니 들어가기 싫어서 그냥 왔지. "
"그렁게 말여 복 받었네벼. 참 감사허지. 의원 원장님이 소견서 써주시는디
아 나도 이제는 때가 왔구나 혔지. 그런디 간단허게 치료받으면 나을 수 있
다니 감사허지"
도리도리 살래살래
아녀요 엄마 엄마는 아직 때가 아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