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아니고 싶은것
두레미
2008. 4. 1. 17:40
자식을 카우면서 유독 잔소리하고 걱정하는것들
내 자신에서 아니고싶은 것들이다.
자신의 의사를 즉각즉각 말하지않고 뚬배질하며
입에발린 말은 죽어도 못하는 아들을 다그치며
넌 도대체 누굴 닮았냐?
시모님은 당신의 아들과 말다툼을 하실때면 말씀하신다.
"내 뱃속에서 나왔지만 나는 안닮았어. 즈 아버지도
안그런디 누굴 닮았나몰라."
그 아들은 자신의 딸에게 말한다.
"저 지지배는 도대체 누굴 닮았나 몰라."
그런 말다툼이 있을때면 나는 돌아서서 말한다.
"닮긴 누굴닮어. 삼대가 똑같은디."
그러면 귀밝은 부녀는 합창이라도 하듯이 말한다.
"나는 거기서 빼."
"엄마 나는 아니다."
그러면 아들은 히죽히죽 웃으며 내곁으로 다가와
"저렇게 서로아니라고 하는것까지 똑같아요."
"뭣여 그엄마에 그아들이다. 야 임마 너는 아들이란놈이
아빠편을 들어야지 엄마편을 드냐. 자식아."
"아이 아빠두 참 편은 무슨 편이예요. 그렇다는 애기지요."
좋은것만을 닮길 바라지만 바란다고 되는 일인가.
내가 아니고싶었던 것이라고 자식에게도 아니고싶은것이
아닐수도 있을것인데 자신의 기준에 맞추어 노심초사한다.
내 자신보다 더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 자신이 아니고싶었던 것으로부터의 불이익이나 상처같은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있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되풀이 하고싶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자식을 통하여 또 다른
자신의 모습으로 되살아 나는것을 참기는 어려운 일인가 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콩심은데 콩난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