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추억의 오솔길에서~

두레미 2018. 7. 29. 18:23

 

 

 

 

 

 

 

 

 

 

 

 

 

 

 

 

 

추억의 오솔길에서~

 

소나기 예보가 있는 날이었지만 계속되는 무더위에 소나기라도 시원하게 내리기를 기꺼이 소나기 맞을 준비가 되었던 날 예보에 상관없이 남편은 자전거를 타고 나가고 나도 오전 늦게 동네 한바퀴를 돌 요량으로 은행들러 볼일 마치고 버스타고 가끔 지나치다 본 구로가로공원의 포도 농장을 직접 가보기로 하고 가로수길을 따라 동네 한바퀴를 시작했다.

구로 가로공원은 우리부부가 처음 신혼살림을 시작한 구로동에서의 가난하고 애틋했던 추억의 오솔길이다.

국립사대의 발령적체로 발령을 기다리던 우리의 신혼은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구로 본동에 첫 신혼 살림을 차렸었다.

쉬는 날이면 가벼운 차림으로 동네 한바퀴를 돌거나 구로시장을 한바퀴 돌며 산책겸 장보기를 하다가 버스타고 가끔 지나치던 가로공원이 궁금하여 발몸발몸 걸어갔다가 성이 차지 않아 나온김에 주머니에 든 지폐를 확인하고 왕복 버스비가 된다며 내친김에 남산을 가보자고 버스를타고 회현동에 내려 옛 추억을 더듬으며 호기롭게 남산을 올 랐었다.

회현동에서부터 아니 집에서 가로공원까지 걸어서 돌았으니 남산꼭대기까지 오르고나니 심하게 느껴지는 갈증에 노점마다 쌓아놓고 파는 청량음료의 간절함이란~

남은돈을 아무리 헤아려도 음료 한캔 살 돈이 안되는거였다.

간절하니 타는 목마름에 더욱 목이타고 마음 또한 더욱 간절하였다.

음료 한캔으로 느낀 그때의 간절함은 작은 것에 감사 할 줄 아는 우리들 삶에 큰 교훈이 되었다.ㅎ

 

조근조근 옛 추억을 더듬으며 걸었던 추억의 오솔길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 마트에 들러 저녘 찬거리 사들고 집에 다 와 가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는 장대비를 오래오래 쏟아내고 결국은 기다리다가 소나기를 맞고 집에 돌아왔다.

남편도 소나기를 쫄딱 맞은채 들어와 샤워 중 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아직도 어려움도 소나기도 함께 맞고 다닌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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