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 모음 방

한 잎의 여자

두레미 2008. 8. 2. 07:10

 

 

한 잎의 여자

                                   오  규  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 보일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아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슬픔같은 여자,

병신같은 여자,  시집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같은  여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라고 말하려면 한 잎의

                                                                                    그늘이 먼저 되어 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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