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잎의 여자
오 규 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듯 보일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아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슬픔같은 여자,
병신같은 여자, 시집같은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같은 여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라고 말하려면 한 잎의
그늘이 먼저 되어 봐야 합니다.